





[촌부의 단상]비소식이 너무 반갑다!
6월 6일, 음력 오월 초나흗날
오늘은 현충일이며,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
(芒種)이다. 망종은 벼나 보리처럼 수염이 있는 곡식을
심기에 알맞은 시기라는 뜻이다. 이 무렵에는 보리를
베고 모내기를 하는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채소 위주로 텃밭농사를 짓는 촌부는 그저 그런 절기
이구나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애국 장병들의 넋을 기리면서 경건한 마음, 추모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본다.
가뭄이 너무 심하여 사나흘에 한번씩 텃밭에 물주기를
한다. 지난해의 쓰라린 경험을 올해는 기필코 또다시
되풀이 하지말자는 아내의 각오가 대단하다. 물주기는
말처럼 쉬운 것 아니다.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면 좋긴
하겠지만 자그마한 텃밭농사에는 가당치 않다는 촌부
생각이다. 그래서 긴 호스를 두 개 이어서 사용한다.
밭이 길게 생겨 촌부가 호스를 들고 밭고랑으로 들어
가서 조금씩 당기며 양쪽 두 이랑씩 물을 주면 아내는
밭 초입에서 서서 호스를 붙잡고 이랑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애써 심어놓은 모종이 다치면 물을 주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원시적인 방법일지라도 우린
이렇게 텃밭농사를 짓는다. 요즘처럼 가뭄이 심할 때
하는 일이고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이렇게 물주기를
하고나서 다음날 이른 아침에 보면 밤새 내린 이슬과
함께 좋은 감로수가 되어 채소들은 생기가 돈다. 비록
가뭄일지라도 우리밭의 채소들은 고맙게도 잘 자란다.
바로 이런 모습이 텃밭농사의 보람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늘 아침 날씨 예보엔 너무 반가운 비소식이
있다. 이럴땐 하늘을 한번 더 올려다 보게 된다. 정말
고마운 마음에서 그렇다고 할까? 가뭄도 하늘의 뜻,
비를 내리는 것도 하늘의 힘이기에 우리네 인간들의
힘으론 불가능한 자연의 현상이라 그저 하늘을 향해
감사하다는 인사 정도는 하는 것이 올바른 생각이라고
여기는 힘없는 인간, 어리석은 촌부의 마음이라 하자!
하늘에 감사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텃밭으로 옮겨본다.
마치 어미가 새끼 돌보는 마음처럼 이른 아침은 물론
틈만 나면 촌부의 발걸음은 텃밭으로 가고있다. 그저
자라고 있는 채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믓하다.
작은 밭에는 상추 2종류, 대파, 오이, 노각오이가 잘
자라고 있다. 이제 상추는 조금씩 뜯어다 먹을 정도다.
바로 옆에 있는 큰 밭에는 호박 2종류, 쑥갓, 조선오이,
양배추, 브로콜리, 수박,복수박, 참외, 방울토마토,가지
그리고 고추, 청양고추, 꽈리고추, 아삭이고추가 있고
콩종류는 호랑이무늬 줄콩, 이제 막 싹이 트는 메주콩,
쥐눈이콩, 완두콩이 자리하고 있다. 오는 주말쯤에는
들깨 모종을 심고 여기저기 자연스레 흩어져서 나오는
아욱을 옮겨다 심으면 올해의 텃밭 채우기는 끝난다.
이 녀석들이나 주인장 촌부의 바람은 오직 비가 흠뻑
내려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빠르면 오늘 저녁부터
시작하여 내일은 종일 내릴 것이라고 한다. 비가 오는
것은 고마운데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는 예보가 조금
걱정스럽다. 비바람에 넘어지거나 자빠질 정도로 자란
농작물은 없지만... 조용히 비만 듬뿍 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