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마무리와 시작을...
5월 29일, 사월 스무닷새날
아침, 저녁은 한기를 느낄 만큼 서늘한 날씨인데 반해
한낮은 초여름처럼 땀이 흐를 만큼 날씨가 꽤나 덥다.
그만큼 일교차가 너무나 심한 산골의 요즘 날씨이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제법 차가운 날씨다. 영상 4도까지
떨어졌지만 공기가 무척 맑고 상쾌하여 좋은 아침이다.
콩심기를 마쳤다.
이제 들깨를 심을 두 이랑을 제외한 밭 채우기를 모두
마쳤다. 심을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지난해 완전
실패를 했던 콩을 또 심었다. 설마 올해 또 그럴리는
없으리라는 기대로... 사실 지난해는 큰 밭의 1/3쯤을
심은 두 종류의 콩을 한 톨도 수확을 못하여 콩농사를
망쳤다. 그래서 올해는 콩을 심을까말까 한참 망설인
것이다. 이것저것 모종을 심었으나 그래도 밭이 남아
딱히 다른 작물을 심을 것이 마땅치 않아 밭을 줄여서
메주콩과 쥐눈이콩을 두 이랑씩 심은 것이다. 그리고
줄콩을 심다보니 씨앗이 모자라 당초 심기로 했었던
이랑이 많이 남아서 대신 완두콩 씨앗을 사다가 마저
채웠다. 그러니까 올해는 네 종류의 콩을 심은 것이다.
풀과의 전쟁 시작이다.
봄이 시작되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눈에 잘 띄는 것이
잡초들의 자라는 모습이다. 사실 잡초라고는 하지만
이 녀석들이 촌부가 허용한 곳에서 자란다면 야생초,
산나물로 취급을 하여 반기겠지만 그 범주를 벗어나
엉뚱한 곳에 나온다면 잡초로 여겨 가차없이 제거를
하게 된다. 비가 내린 뒤라서 그런지 부쩍 자라버린
잡초들이 길바닥에, 돌계단 사이에, 밭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촌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다.
어디부터 녀석들을 잡아볼까 생각을 하다가 어차피
하루이틀에 끝날 작업도 아니고, 가을까지 호미나 낫
들고 설쳐대기도 해야하고, 예초기로 몇 번을 돌아야
하는 작업이라 집 가까운 곳부터 공략하기로 했다.
우리집을 거쳐서 아우들 집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에서
시작을 하여 둘째네 현관앞을 거쳐 막내네 현관까지
모두 뽑아제꼈다. 아무리 자연스럽게 산다고 하더라도
지나다는 길바닥이며 돌계단에서 쑥쑥 자라나 통행에
불편을 느끼거나 볼상이 사나운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한참 풀을 뽑고 있던 아내가 "이 늙은 언니와 형부가
이렇게 땀흘리며 지들 집앞의 풀을 뽑고 있는 걸 알까
모를까? 별장지기 노릇하기가 정말 힘드네, 힘들어!"
라고 하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듣잖니 그렇기도 했다.
"사느라 바빠서 오고싶어도 자주 못오는 갸들도 우리
마음을 잘 알걸세.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일이나 하세!"
라고 했더니 "한동안 창문만 열면 심란했는데 이제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속이 후련하구랴! 애들 보면 좋아
할텐데..."라면서 아우들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뽑아낸 잡초를 손수레에 실었더니 가득이었고
버리러 내려가려면 내리막길이라 촌부는 앞에서 끌고
아내는 뒤에서 붙잡아야 했다. 그런데 바퀴에 바람이
빠져 주저앉아버린 손수레를 겨우겨우 이동 시켰다.
그렇게 고생고생 하며 내려와 뽑은 풀을 버리고 나서
바퀴에 공기주입을 했으나 얼마 안되어 공기가 빠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바퀴 교체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