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제는 영산홍이로구나!
5월 23일, 음력 사월 열아흐렛날
이제 더 이상의 서리도, 차가운 기온도 물러갔겠지?
밭에 모종을 심은 후 한 이틀 서리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 걱정을 했었다. 다행히 된서리가 아니라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제보다는 기온이 조금 오른
영상 4도, 이른 아침에는 아직도 쌀쌀한 느낌이 든다.
아침은 이래도 한낮에는 초여름 수준으로 급상승이다.
일교차가 매우 심한 산골이라서 꽃들이 예쁜 것일까?
산골에는 지금 한창 영상홍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한동안
팥배나무 하얀꽃이 피어
이 촌부의 마음을 빼앗더니
이젠
붉스레한 영산홍이 피어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네.
한두살 먹은 얼라도 아니고,
십오륙세 지학(志學)의 어린 소년도 아니며,
20대 약관(弱冠)의 팔팔한 청년도 아니고,
30대 이립(而立)의 열정적인 젊은이도 아니며,
40대 불혹(不惑)의 신중한 중후함도 더더욱 아니고,
50대 하늘의 명을 깨닫는 지천명(知天命)도 아니다.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의 60도 훌쩍 지났다.
이제
눈이 밝아지기는 커녕
갈수록 흐릿하게 보이지만
무슨 영문인지 어여뿐 꽃들만 보면
안경 너머 자그마한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어쩔 줄을 모르는구나!
이 나이에 이 무슨 영문이란 말인가?
영산홍의 꽃말이
"첫사랑, 꿈, 희망, 열정, 사랑의 기쁨"이라는데...
설마
꿈과 희망과 열정의 젊은 시절
그 첫사랑이 떠올라
사랑의 기쁨을 되새기려는 것은 아니겠지?
그랬다가는
40년 긴긴 세월을 동고동락하며
함께한 마나님에게 맞아 뒤질라고...
마나님 별명이 자칭 "순악질여사"인데...
그래!
쓰잘데기 없는 말들일랑
저멀리로 집어치우고
꽃을 있는 그대로의 꽃으로 보자!
꽃은 꽃이며
꽃은 예쁘고
꽃은 열매를 잉태한 어머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