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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522_3.jpg : 촌부의 단상-하루 해가 짧구나!IMG_20190522_2.jpg : 촌부의 단상-하루 해가 짧구나!IMG_20190522_1.jpg : 촌부의 단상-하루 해가 짧구나![촌부의 단상]
하루 해가 짧구나!

5월 22일, 음력 사월 열여드렛날
기온이 낮고 쌀쌀할 것이리른 날씨 예보가 신경쓰여
일찍 일어나 밭에 나가며 기온을 보니 영상 2도다.
어제보다 낮지만 물서리라 일찍 녹았는지 어제처럼
서리가 내린 흔적은 보이지 않고 촉촉하게 보였다.
고추를 비롯한 다른 모종들도 물기를 머금고 아침
인사를 하는 듯하여 마음이 놓였다. 아직 심지않은
봉숭아, 메리골드, 맨드라미 꽃모종에 물을 주었다.

오늘은 일년만에 건강검진을 하는 날이라서 아침에
먹는 견과류와 벌꿀에 잰 도라지 가루, 아내가 매일
사과, 바나나, 블루베리, 요거트, 우유를 넣고 갈아서
만들어주는 주스를 생략하니 뭔가 모르게 허전하다.
검진을 위해서 하루 정도는 참아야 하는 것이겠지만
오랫동안 아침마다 먹는 습관이 들어 그런 것이겠지?

어제는 딱히 표시가 나는 일을 별로 한 것은 없었지만
하루 해가 짧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기는 했는데... 아침나절에 아내가 운동을 하는
사이 지난 늦가을에 철거하여 바베큐장에 보관해놓은
농자재를 모두 밭가에 옮기는 일을 하였다. 이제 밭에
모종을 거의 다 심었으니 슬슬 그 후반작업을 해야할
차례이다. 한꺼번에 모두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나는대로 차근차근 하려고 함이다. 뭐 그리 급한 일도
아닌데 벌써부터 서두르느냐고 말한 아내에게 말했다.
"후딱 해치우고 게으름 피우든지 산을 누빌까 싶어!"
"게으름은 무슨? 그럴 위인도 못되면서 말로만..."
"이 사람아! 나도 놀기 시작하면 잘 놀아!ㅎㅎ"
"그러슈! 한번 신나게 놀아보시지?ㅎㅎ"
"산에나 갔다올까? 뭐가 좀 나왔는지 궁금하군!"
"숲이 많이 우거져 힘들다며 뭐 한다고 산에..."
"고사리도 나왔을끼고 취나물도 나왔을낀데..."
"제발 좀 참으시오! 그마 단지에 나는 걸로 만족하지?"
"운동삼아 슬슬 가보는 것인데 뭘 그래쌌는고?"
"그만 두고 하던 일이나 하시오!"
"알았네, 알았어! 운동이나 계속하시게나!"
그렇게 다시 아내는 걷기운동을 계속하고 하던 농자재
나르는 일을 다시 계속하여 밭가에 늘어놓았다.

운동을 마친 아내가 보건소에 갔다가 읍내에 좀 다녀
오자고 했다. 잘 됐네! 나간 김에 머리도 자르고, 밥도
먹고, 오는 길에 철물점에 들려 모자라는 고추지지대
조금 더 사오면 되겠구나 싶었다. 장모님까지 모시고
보건소에 들려서 약을 타고, 읍내 미용실에서 터벅한
머리도 자르고 기왕 나간 김에 장모님도 머리 손질을
하셨다. 점심을 뭘 먹을까 또 고민을 했다. 우리들은
아무거나 좋다지만 입맛이 조금 까다로우신 장모님을
위해서는 메뉴 선정이 쉽지않다. 우연히 장골목에서 
보니 저만치 "추어탕, 우렁쌈밥"이라고 쓴 현수막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저 곳에 가보자! 촌부는 모처럼 
추어탕으로 보신을 하고, 장모님과 아내는 우렁이를
넣고 만든 양념장, 제육볶음, 막장찌개, 꽁치구이와
쌈채소 몇가지 나오는 우렁쌈밥 정식을 맛있게 먹고
나왔다. 오는 길 읍내 입구 농협마트에 들려 쇼핑을
하는데 "이서방! 소주 다 먹었나? 없으면 사지 그래?"
장모님께서 마트에 나가면 가끔씩 6병들이의 소주를
사주시곤 한다. 마침 소주가 동났는데 "감사합니다."
하고 장모님께 인사하고 샀다. 이렇게 사위에게 소주
사주시는 장모님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촌부는
장모님 사랑을 듬뿍 받는 복 많은 사람이다. 장평의
단골로 다니는 철물점에 들려 고추지지대를 두 묶음
샀다. 지난해보다 배나 많은 고추를 심어 지지대가 좀
모자라고 낡아 부러진 것도 교체를 할 작정이었다.

아침에 아내에게 게으름을 좀 피워야겠다고 했으니
낮잠을 한숨을 자고나서 정신을 차린 다음에 밭으로
나갔다. 고추밭에 고추지지대를 살짝 꽂아놓은 다음
햄머로 내리쳐 박아놓았다. 모처럼 햄머질을 했더니
팔과 손목이 무척 욱신거렸다. 아내는 그 사이 밭가에
쳐놓고 마무리를 못했던 그물망을 보수하고 있었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이렇게까지 야생동물과 대치하며
싸움 아닌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일까? 날이 저물어서
아내는 저녁준비를 하러 들어가고 고추지지대 설치를
끝낸 촌부는 다음 작업으로 줄콩 지지대 박기를 시작
했다. 이 작업 또한 힘이 든다. 지지대 길이가 길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망치로 두 개의 지지대를 서로
엇갈리게 박고 고정시킨 다음 또 하나를 그 위에 얹어
후에 콩싹이 나오면 줄을 묶어주어야 한다. 사다리에
올라갔다 내려갔다가를 반복하다보니 땅거미가 지고
저만치 현관에서 아내가 저녁밥 먹으라며 큰 소리로
불러 작업을 중단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나머지는 또
다음에 하면 된다. 급할 것은 없다.햇볕은 꽤나 좋았고
바람이 제법 거세게 불었지만 작업하느라 땀이 나고
온몸이 욱신거려도 마음만은 가벼웠다. 그렇게 하루
해가 참 짧구나 싶은 생각이 든 하루가 저물었다.

밤 9시쯤 카톡으로 비보가 날이들었다. 아내의 절친
대구 이여사님의 모친께서 별세하셨다고... 얼마전에
위독하시다고 하더니 끝내 세상을 등지셨나보다.
어쩌지? 그제 아우의 49재로 인해 휴가를 얻었는데
가족이 아니라서 또 휴가를 얻을 수가 없다. 문상을
아내만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이여사님께 많이 죄송한
마음이다. 슬픔을 이기시고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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