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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507_12.jpg : 촌부의 단상-5월 초순의 한파, 농사 준비는 해야하고...IMG_20190507_11.jpg : 촌부의 단상-5월 초순의 한파, 농사 준비는 해야하고...IMG_20190507_8.jpg : 촌부의 단상-5월 초순의 한파, 농사 준비는 해야하고...IMG_20190507_10.jpg : 촌부의 단상-5월 초순의 한파, 농사 준비는 해야하고...IMG_20190507_9.jpg : 촌부의 단상-5월 초순의 한파, 농사 준비는 해야하고...[촌부의 단상]
5월 초순의 한파, 농사 준비는 해야하고...

5월 8일, 음력 사월 초나흗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서리가 내리고 기온은 기상청의
예보에는 영상 1도라는데 그건 봉평 읍내 기준이고
그보다 2~3도 낮은 이곳이니 실제 기온은 영하로
내려갔을 것 같다. 그나저나 어제 5월 초순의 한파에
데친듯이 시들어 버린 꽃과 잎을 확인 사살까지 하는
것 같은 오늘 아침이다. 

오늘은 어버이날, 이제 우리에게 어버이는 장모님 한
분 뿐이시다. 어제 장에 나간 김에 점심을 좋아하시는
해물 칼국수를 먹었는데 저녁에도 외식하자고 하셨다.
장모님께서 꽃게를 좋아하셔서 낙지 대신에 꽃게를 
조금 더 넣어 달라고 부탁을 하여서 먹은 해물찜으로
어버이날을 대신을 하였다. 이른 아침, 오늘은 산행을
포기하고 단지를 한바퀴 돌고 있는데 도시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아들 녀석이 전화를 너스레를 떨었다.
어버이날인데 바빠서 찾아뵙지를 못해 죄송하다고...
대신 지엄마 계좌로 용돈을 보낼테니 맛있는 것을
사먹고 늘 건강하란다. 바쁜 것을 알고있으니 서운한
마음은 없다. 그래도 이렇게 전화라도 잊지않으니까
고맙다. 녀석이 지엄마 계좌로 보내면 내 몫은 끝...ㅎ

어제 5월 초순의 한파로 많은 농가에서 냉해 피해를
본 것 같다. 멀리 경북 영주에서 사과농사 짓고 있는
막내네도 냉해 피해를 입은 모양인데 부디 큰 피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직 밭에 채소를 내다
심지않아 농작물 피해는 없어서 다행이지만 아끼는
꽃들이 냉해 피해를 많이 입어 속이 상한다. 이곳은
5월 중순까지 서리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채소류의
농작물은 그 이후에 밭에 파종을 하게 된다. 한동안
날씨가 좋고 한낮의기온이 영상 20도를 넘는 날이
이어져 밭에 파종을 한 농가들은 낭패를 본 모양이다.
갑작스런 5월 초순 한파를 그 누구도 예상 못했으니
자연의 변화, 이상기온 발생은 농부들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그래서 농사는 어려운 것인가 보다.

현관앞 산철쭉은 아내가 아끼며 좋아하는 나무인데
지금 한창 꽃몽오리가 맺히고 잎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된서리를 맞더니 꽃몽오리도 새잎도
맥을 못추고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다. 너무 안타깝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는 꽃이 꽤 필 것이란 기대를
했던 산목련 일명 함박꽃도 이제 막 나뭇가지에 연한
새잎이 돋아나오고 있었는데 이 또한 데쳐놓은 듯이
못쓰게 되었다. 다시 새순이 돋고 꽃이 피려는지 알
수가 없다. 지난해까지 해마다 몇 송이 씩 늘어나기
시작하여 올해는 많은 꽃이 필 것이라며 기대했는데
그 기대가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싶어 걱정이 된다.
만개를 했다가 이제 거의 끝물에 가까운 진달래 꽃도
된서리를 맞더니 폭삭하여 색깔이 변하며 뚝뚝 땅에
떨어진다. 막내네 뒷켠의 목련은 하얀 꽃이 만개하여
아주 장관이었다. 이 또한 된서리를 맞아 땅바닥에
모두 떨어져 버렸다. 그나마 나무에 붙어있는 꽃도
변색되어 볼상 사나운 모습이다. 서리가 원망스럽다.
큰 밭가의 앵두꽃도 된서리 냉해를 입었다. 이러다가
어쩌면 앵두가 열리지도 않아서 구경도 못할 것 같다. 
아주 어린 엄나무에서 돋아나던 엄나무(개두릅)순은
연하디 연하여 며칠 뒤에 따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생각이었는데 마치 뜨거운 물에 데쳐놓은 모습이다.
그 외에도 많은 꽃나무와 야생초가 냉해 피해를 입어
많이 안타까운 촌부의 마음이다. 

그래도 농사준비는 해야한다. 이른 아침 두릅 채취를
하느라 많이 힘들었고 다시 정리를 하여 읍내에 나가
아우들에게 조금씩 담아 택배를 보내고 왔더니 몹시
피곤하여 잠깐 오수를 즐겼다. 한낮에는 햇볕이 제법
좋아 밭일을 하기에는 더울 것 같아 핑계삼아 쉬었다.
늦은 오후 아내가 잠을 깨웠다. 큰 밭에 비닐 멀칭을
하잖다. 작은 밭은 엊그제 아침에 혼자 해놓았더니 왜
혼자서 힘든 일을 했느냐고 하더니 큰 밭은 손발 맞춰
함께 하자고 했다. 지난해 한낮에 멀칭 작업을 하다가
어지럽다며 중간에 포기하고 들어가더니 올해는 꼭
함께 일을 해야한다고 각오를 다지더니 먼저 나서는
아내였다. 밭을 갈고 로타리를 치는 일은 마을 아우가
해주어 큰 일은 덜지만 검은 비닐을 밭두둑에 씌우는
멀칭작업은 우리 손으로 해야한다. 사실 이 일은 꽤나
힘들다. 삽질을 해야해서 허리가 아프게 되는 일이다.
이 정도 밭농사에 관리기를 사는 것은 좀 그렇고 하여
이 또한 환상의 호흡조가 손발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몸을 떼우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밭농사를
짓는 산골 부부의 올봄 농사준비는 이렇게 끝이 났다.
이제 이 달 15일~ 20일 사이에 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리면 한동안은 밭고랑에 조금씩 나오는 잡초 뽑는
일 외는 별로 할 일은 없다. 이제 밭에 무엇을 심어야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한다. 어떤 종류를 얼마 만큼을
심을 것인지 생각해봐야겠다. 멀칭까지 끝낸 텅빈 밭,
그 밭을 바라보던 아내 "올 농사도 반은 한 것 같네."
라며 뿌듯해 하는 것이었다. 촌부도 역시 뿌듯했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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