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산골에서 고향의 맛을 보다니...
며칠전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6시 내고향에서 고향
남해는 지금이 멸치철이라서 멸치잡이가 한창이라고
했다. 멸치잡는 어부의 모습, 잡은 멸치를 터는 모습
그리고 리포터가 멸치로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그
모습을 보면서 고향 남해 생각과 어릴적 추억은 물론
부모님 살아 생전에 이맘때면 멸치조림을 자작하게
끓이고 졸여서 멸치쌈밥을 해주셨던 생각이 떠올랐다.
TV를 보면서 "아따, 멸치쌈밥 참말로 맛있겄네!"라고
했더니 아내가 하는 말, "그리 먹고싶으면 갔다오소!"
라며 웃었다. "마음뿐이네. 이 사람아!"라고 했는데...
"곤궁이통(困窮而通)-궁하면 통한다."라고 했던가?
때마침 고향에서 죽마고우(竹馬故友)가 전화를 했다.
"잘사나?"
"산골살이 그냥 그렇제! 뭐 별난것 있겄나?"
"지금 뭐하는고?"
"마나님하고 6시 내고향 봤는데 남해 멸치 나오데."
"그래여? 하모, 요새 멸치철 맞다 아이가!"
"리포터가 멸치쌈밥 묵는기 참 맛있게 묵데..."
"내일 읍에 갈긴데 생멸치 좀 보내주께!"
"됐네, 이 사람아! 그걸 우찌 보낼끼고? 상할낀데..."
"아따, 자슥! 걱정도 팔자다. 보낼 방법이 있다쿤께."
"하지마라! 자네 말만 들어도 고맙다 아이가!"
"내는 한다쿠모 하는 사람이라! 보내낀게 고마 무라!"
"정말 보낼라꼬?"
"하모! 싱싱한 상태로 보낼낀게 잘 묵기나 해라!"
"고마버서 우짜노?"
"됐다, 고마! 고향온다쿠더마는 한번 안오나?"
"휴가때 갈라켔는데 동생 땜에 마음이... 한번 가께!"
어제 오후, 아내가 전화를 했다.
"당신 고향 친구가 생멸치를 택배로 보내왔네요."
"허허~ 이 친구, 정말로 보냈는가베?"
"냉동실에 넣을까? 냉장실에 넣을까?"
"내가 집에 갈때까지는 냉장실에 넣어놓게!"
집에 오자마자 친구가 보내온 생멸치 꾸러미를 열어
보았더니 일일이 아주 깔끔하게 손질했고 상할까봐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을 잔뜩 채워보내 비늘이 아주
선명했다. 싱싱하다는 것이다. 고맙다는 전화를 했다.
"친구야! 택배왔더라! 고마버서 우짤꼬?"
"청양고추 넣고 멸치조림 쪼리갖고 맛있게 묵게!"
"고맙네이~ 잘 묵겄네!"
"그리여! 시간내서 한번 오이라이!"
"그러겠네! 또 연락하세!"
생멸치를 잔뜩 보내준 친구가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한번 먹을 만큼의 분량으로 나눠담아 냉동실에 넣어
두고 당장 먹을 것은 아내가 따로 담아 소주를 부어
놓는 것 아닌가? 왜 소주를... 그렇게 하면 비린내를
잡아준단다. 아내가 멸치조림을 끓이는 동안 텃밭에
나가 명이나물을 몇 잎 따왔다. 생각에 멸치조림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아내가 생멸치조림을 기막히게
맛있게 잘 끓였다. 멸치조림을 명이나물로 쌈을 싸서
한볼테기 하고나서 소주 한잔을 했더니만 속된 말로
"쥑인다, 쥑여!"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것이었다.
바로 고향 남해 바다와 봉평 산골의 만남이라고 할까?
이번에는 술안주로 먹기위해 삼삼하게 끓여 졸였지만
다음에는 청양고추 잔뜩 넣어 매콤하고, 짭쪼름하고,
자작하게 졸인 멸치조림과 상추의 만남, 멸치쌈밥을
해먹어야겠다. 친구 덕분에 이 산골에서 고향의 맛을
보게 되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친구야! 고맙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