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전통에서 벗어나...
4월 17일, 음력 삼월 열사흩날
어제는 영하2도의 아침 기온과 사뭇 다르게 인천은
한낮에 무려 영상 22도까지 기온이 치솟아 더울
정도였다. 산골과 수도권의 기후가 너무나 달랐다.
어제 이른 아침 차창에 하얗게 잔뜩 얼어붙은 성에를
긁어내고 인천으로 향했는데 아직도 겨울 끝자락인
산골과는 달리 인천은 봄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했다.
자그마한 나라라고들 하지만 이맘때 기후변화를 보면
우리나라도 참으로 큰 나라처럼 느껴진다.
어제 4월 16일, 음력 삼월 열이튿날은
2006년 작고하신 장인 어르신 13주기 기일이었다.
올해부터 집에서 제사를 모시지 않고 인천 용화선원
절에서 모시기로 처가 형제들이 뜻을 모았다. 그동안
처남네에서 제사를 모셔왔으나 두 해 전 본가 형제가
모여 부모님 기일을 위패를 모셔놓은 용화선원에서
불교식으로 제사를 모시는 것을 경험 삼아서 그렇게
하기로 처가 형제들도 모두 찬성을 하였다. 그래서
장인 어르신 기일부터 위패를 모셔둔 용화선원에서
불교식으로 모시게 된 것이다.
전통적인 제사는 집에서 음식을 장만해야하고 저녁에
모시다 보니 먼 거리에 있는 가족들은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어치피 종교가 불교이니 절에서
지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혹자들은
전통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스님의 집전으로 한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제례의식은 그야말로 경건하고 엄숙하였다.
기일이란 것은 고인을 추억하기 위해 후손들이 모여
제수를 차려놓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우리 전통적인
방식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의 삶에서 조상님의
뜻을 기리는 방식이 꼭 전통을 지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종교의식으로 모시는 것 또한
조상님을 모시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법회식으로 제례의식을 치르고 난 다음 가족들이 다
모여 식사를 하며 장인 어르신을 추억하는 시간까지
가졌으며, 뒷마무리는 처제가 운영을 하는 카페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니
이 또한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간의 정을 돈독하게
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