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가던 겨울이 다시 오려나?
4월 15일, 음력 삼월 열하룻날
어제 낮에는 눈발이 한참 흩날리다가 비로 변하더니
봄을 재촉하는 듯이 가랑비가 내려 땅이 촉촉하였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또다시 가던 겨울이 되돌아 서는
모습이다. 서리가 사방에 하얗게 내려앉아 마치 눈이
내린 듯하다. 기온도 뚝 떨어져 영하 5도에 머물고...
난롯불을 지펴놓고 아침 산책삼아 단지를 돌아봤다.
지금 한창 고개를 내밀고 자라는 나물들이 궁금했다.
파릇파릇하던 명이나물은 찬서리를 뒤짚어 쓰고앉아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있는 모습이라 안타깝게 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다. 며칠만 있으면 캐도 될 것 같았던
달래도, 조금 더 자라면 베어도 될 것 같아던 부추도
찬서리에 푹 사그라져서 땅바닥에 엎드린 모습이다.
텅빈 밭은 서리발이 서걱서걱하다. 남녘은 물론이고
수도권에도 지금 한창 봄꽃들이 만발하고 농사철이
되어 모두들 바쁘다고 하는데 이 산골은 아직까지도
추위에 땅이 얼어있고 서리가 내리고 있으니 원...
19년째 살고있지만 참으로 특이한 기후조건을 가진
산골이다. 해발이 높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지형적인 영향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산골의 기후가 아닌가 싶다.
산책을 마치고 들어오다가 문득 앞뜨락 한 구탱이에
몇 그루의 처녀치마가 꽃을 피우려던 모습이 생각나
다가가 보았더니, 이런이런... 이 녀석들도 서리맞아
피던 꽃이 오그라든 모습이 아닌가? 아무리 추위에
강하고 얼음이나 눈속에서도 견디며 꽃을 피운다는
처녀치마이지만 그 모습을 보니 안스럽게 보인다.
워낙 강한 야생초들이라서 햇볕이 나면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