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봄인듯 아닌듯...
4월 14일, 음력 삼월 열흘날
비소식이 있어 그런지 잔뜩 흐린 아침을 맞는다.
어제보다는 높은 기온 영하 1도, 서리는 여전하다.
설마 지난번처럼 또 눈이 내리는 것은 아니겠지?
은근히 차가운 느낌이 들어 난롯불을 지펴놓고
아침 산책을 나섰다. 산책이래야 단지를 한바퀴 도는
것이지만... 산새들의 지저귐이 무척이나 요란스럽다.
이 녀석들은 겨우내 어디에 갔다가 봄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이렇게 찾아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지...
산새들의 지저귐은 더 없이 좋은 봄노래로 들린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이제 겨울의 흔적은 없지만
딱 한군데 있다. 장작집 지붕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쌓여있는 눈더미가 아마도 마지막 눈이 아닐까
싶다. 장작집에 가려 응달이 된 곳이라 녹지않은 것...
이 시기에 녹지않고 쌓여있는 눈더미가 새삼스럽다.
그렇게 싫어했던 눈인데 겨울 끝자락을 보는 듯하여
아쉬움은 아닌데 그 느낌이 어째 이상하다고 할까?
4월의 폭설에도, 영하의 기온에도, 찬서리를 맞아도
꿋꿋하게 잘 자라고 있는 명이나물에서 봄을 보았다.
어느새 처음 심은 녀석들은 꽤나 많은 번식이 되어서
여러 포기로 나왔다. 햇수에 따라 포기의 수가 다르다.
2년생부터 6년생까지라서 보는 것만으로도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는 이 자그마한 밭에서
자란 명이나물을 뜯어다 아우들은 물론 친구들에게
조금씩 나눠주었다. 올해는 포기가 더 풍성하게 나와
좀 더 많은 수확을 하게 될 것 같다. 더 많은 나눔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흐믓한 미소를 짓는다.
산새들의 지저귐에서도, 파릇파릇한 명이나물에서도
봄이 왔음을 느끼게 되지만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고
난롯불을 지펴 모락모락 퍼져나가는 연통의 연기에서
또다른 계절 겨울의 끝자락이 보이는 산골의 아침은
봄인듯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