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바쁜 와중에도 여유로움을...
2026년 5월 14일 목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스무여드렛날
이른 아침 기온 영상 9도,
그렇게 주구장창 내리던 서리도 이제 멈췄다.
이제 아침이 바빠지게 되는 촌부의 일상이다.
일기를 쓸 겨를도 없이 바쁘다면 믿으려나?
한낮은 이미 땀을 줄줄 흘릴 정도, 이 산골의
봄이란 계절은 잠시 머물다가 가는 손님인가?
그렇긴 하지만 지금 이 시기는 정말 아름답고
너무나 보기가 좋으며, 오감만족을 하게 되는
그런 계절이구나 싶다. 생각컨데 일년 열두 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여겨진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예쁜 꽃이 피고 새잎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 어떤 것은 연두연두,
쏜살같이 내달리는 듯한 것은 이미 초록초록...
꽃구경하러 멀리갈 필요가 없다. 바깥에 나오면
꽃이요, 파릇파릇한 자연이 펼쳐지니까 말이다.
저녁식사후 아내와 함께 꽃놀이 삼아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쁜 와중에도 여유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산골 부부의 봄날이 참 좋다.
드디어 산골 부부가 애지중지, 가장 소중하게
기르는 야생화 개불알꽃(일명 복주머니난)이
활짝 피었다. 26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번식이
원활하지 않은 참 까다로운 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는 열한 그루까지 식구를 늘려서
좋아라 했는데 사정상 자리를 옮겼더니 이제는
겨우 네 그루가 되었다. 세 그루는 아직 어려서
올해는 꽃을 피우지는 못할 것 같다. 그렇기는
해도 너무 반갑고 고맙고 기쁘고 좋다. 얼마전
꽃대가 올라온 녀석이 바람에 자빠져 조심조심
세워 지지대를 세우고 유인집게로 고정을 시켜
주었더니 보답이라도 하듯 오묘하고 신기하고
너무나 예쁜 꽃을 피워 주인장 부부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올해는 잘 자라 식구를 더 늘려으면...
이렇게 눈을 즐겁게 해주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우리 단지에는 입을 즐겁게 해주는 식물이 많다.
바로 산나물이다. 오래전 단지 곳곳에 산나물을
심어놓아 아주 많이 번식이 되어 우리는 나물을
뜯으러 멀리 가지않아도 된다. 집에서 산나물을
뜯어먹는 집은 아마도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하다.
어제 오후 식물원 일을 다녀와서 한 시간 가량을
단지를 돌며 산나물을 뜯었다. 종류도 갖가지다.
참취, 개미취, 모싯대, 잔대순, 곤드레, 마티리 등
자연이 주는 산나물 종합선물세트라고나 할까?
아내가 좋아라 하며 데쳐 다섯 개의 채반에 나눠
널어놓았다. 묵나물로 말려 일년 내내 아무때나
먹을 수 있는 영양이 많고 좋은 식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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