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마음을 가다듬고...
아우가 병상에서 병마와 싸우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모두들 승산이 없는 싸움이라고 하지만 아우 스스로
이기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처럼 보여 안타깝다.
어쩔 도리가 없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요,
수인사대천명(修人事 待天命)이라는 옛말처럼 이젠
최선을 다했으니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밖으로 내색은 하지말고 혼자 마음속에 고이 간직한채
간절한 마음으로 빌고 또 빌며 열심히 기도 해야겠다.
모든 것은 하늘의 뜻에 맡기고 그 뜻에 따르기로 했다.
한 이틀 침울했던 마음으로 마냥 있을 수는 없는 일,
분위기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휴가를
하루 냈다. 마음을 가다듬고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는 아내와 함께 수원에 다녀오기로 했다.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며 술도 한잔 할 수 있으니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자동차는 터미널 부근
길가에다 세워둔 다음 시외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빠르고 않지만 장거리 왕복은
피곤도 하고 모처럼 만나는 친구들과 술 한잔 나누는
즐거움을 얻을 수가 없으니까... 원주에서 버스를 다시
갈아타고 수원에서 시내버스와 셔틀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것이 번거롭긴 해도 오히려 그게 더 마음 놓이고
편했다. 친구 아들 결혼식에는 친구들이 꽤 많이 왔다.
이런저런 행사나 모임에 자주 나갈 형편이 안되는 게
촌부의 산골살이 실정인지라 더욱 더 반가웠다. 여기
살면서 가장 아쉽고 어려운 것이 친구들 자주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라서 더 그랬던 것이다.
며느리를 맞이한 친구 부부를 만나 축하 인사를 하고
축하하러 꽤 많은 친구들이 와서 모처럼 만나게 되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제 친구들을 만나면 거의 모든
화두가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 손자와 손녀와 함께
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우리들도 어느새
나이가 들었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모두들
효자, 효녀, 효부를 두었고 손자, 손녀의 재롱 속에서
즐겁고 행복한 나날인 듯하여 아직 장가 들이지 못한
아들 하나를 가진 촌부는 그저 부럽기만 하였다. 이제
우리 나이 또래가 사는 모습은 이렇게 변했구나 싶다.
어느새 2세, 3세가 만남의 화두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친구들과 건강하게 만날 수가 있음이 좋은 것
아니겠는가? 이 촌부에게도 그런 날이 오겠지 하면서
친구들과 헤어져 아내와 함께 갔던 길을 되돌아 산골로
돌아왔다. 친구들의 격려와 위로를 마음에 가득 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