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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120_3.jpg : 촌부의 단상-마누라를 빼앗겼다!IMG_20190120_2.jpg : 촌부의 단상-마누라를 빼앗겼다!IMG_20190120_1.jpg : 촌부의 단상-마누라를 빼앗겼다![촌부의 단상]
마누라를 빼앗겼다!

요즘 아내는 틈만 나면 지니고 사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핫워터 보틀백(hot water bottle bag)' 이다.
굳이 우리말 번역하면 '뜨거운 물병 주머니'라 할까?
지난 12월 중순경 아들과 함께 식사를 할겸 수원에
갔을때 무슨 물주머니를 사야한다며 마트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다니다가 이것을 하나 사왔다. 평소에
봐두고 사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것이란다. 인터넷
구입를 해도 되지만 아내의 생각은 아직도 구식이라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며 골라 사야만 하는
것에 더 익숙하고 더 안심을  하는 그런 성격인 것이다.

뭐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 식을때
까지 찜질을 하듯이 이곳저곳에 올려놓거나 좀 안좋은
부위에 갖다대면 되는 뜨끈한 것이 꽤 느낌이 좋은 것,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들 꽤 뜨겁지만 '시원하네'라고 
말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렇게 아주 단순한
것에 불과한 것이지만 우리 나이에 좋은 생활도구라고
할까 아님 건강보조기구라고 할까, 하여튼 아내에게는
아주 요긴한 것이 되었다. 난로위의 주전자에 늘 물이
끓고 있으니 따로 물을 끓일 필요 없으니 수시로 물이
식으면 갈아주면 된다. 밤에 잠자리 들기전에도 다시
뜨거운 물을 갈고 나면 뜨끈해 아내는 아침까지 꼬옥
안고 잔다. 그러니까 촌부가 '마누라를 빼앗겼다!'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며칠전, 이런 아내에게 "요즘 이놈에게 마누라를 그마
뺏기 삤네. 젠장! 그기 그리 좋나? 시도때도 없이 안고
다니는 것이..."라고 했더니, "와? 부럽나? 질투하나?
당신도 하나 사다줄까?"라고 했었다. 그런가 싶더니
지난주 수원에 친구들 만나러 다녀오며 그 가게에 가
겉색상만 다른 똑같은 것을 하나 더 사가지고 와서는
"아나! 선물이다. 애인이라 생각하고 안고서 살던가,
끼고 살던가 맘대로 해라!"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요즘은 아내는 이놈을, 촌부는 이년의 핫워터 보틀백
하나씩을 끼고 살고 끼고 잔다. 오늘 아침에도 아내가
잠에서 깨기전 난롯불을 지피고 주전자에 물을 끓여
자고있는 아내의 품에서 그년을 꺼내와 뜨거운 물을
갈아서 다시 아내의 품에 안겨주었다. 그것도 모르고
새근새근 잘 자고 있는 아내는 자고나면 그러겠지?
"아~ 따시게 잘잤네. 고마버~"라고...

오늘은 24절기 중에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이다.
겨울의 큰 추위라는 뜻인데 오늘은 날씨 아니 기온이
아주 특이하다. 절기와 달리 춥지가 않다. 이른 아침
일어났을 때는 기온이 영상 1도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거꾸로 떨어지고 있다. 거의 아침 5~6시경의 기온이
가장 낮은데 근래 보기 드문 현상이라서 날씨 예보를
살펴봤더니 오늘만 잠시 따뜻하고 내일부터는 또다시
추워질 것이라고 한다. 추위야 뭐 그리 걱정을 않는다.
어차피 겨울이라는 계절은 추워야 제맛인데 추우면
난롯불 지피면 되고, 또 아내 말처럼 애인같은 물뎁혀
따뜻한 핫워터 보틀백 안고 끼고 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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