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IMG_20190111_4.jpg : 촌부의 단상-나무들과의 대화IMG_20190111_3.jpg : 촌부의 단상-나무들과의 대화IMG_20190111_2.jpg : 촌부의 단상-나무들과의 대화IMG_20190111_1.jpg : 촌부의 단상-나무들과의 대화[촌부의 단상]
나무들과의 대화

촌부의 기상 시간은 일년 열두 달 거의 같은 시간이다.
요즘같은 겨울날은 일어나서 바깥에 나가보면 해뜨기
전이라서 어둑어둑하지만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하여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 뿐인가? 기온이 매우
낮아 춥기는 해도 상쾌한 공기가 몸속으로 들어와서
마음까지 상큼해지는 겨울날의 산골 아침이 참 좋다.

앞뜨락에 난로재를 비우고 들어와서 쏘시개와 장작을
넣고 난롯불을 지핀 다음 다시 바깥으로 나간다. 이제
서서히 날이 밝아오면서 사방을 분간할 정도가 된다.
딱히 할 일도 없지만 어슬렁어슬렁 앞뜨락, 작은 밭, 
큰 밭, 바베큐장, 그네가 있는 정원을 돌아서 더덕밭을
거쳐 카페앞 넓은 주차장에 도착해 팔, 다리와 온몸을
뒤틀며 간단한 몸풀기를 한다. 그 다음 경사진 오르막
중앙통로를 올라오며 양옆을 살피며 혼자 중얼거린다. 
집을 나서면서 부터 눈에 들어오는 나무들과 시작한
대화는 혼자 중얼거려 독백이란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이 겨울, 이 산골에 가장 많이 보이고 가장 눈에 띄는
나무는 단연 벌거숭이 모습으로 서있는 아주 키가 큰
꺽다리 낙엽송이다. 사방 숲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뒷산 먼 곳엔 이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뽐내는 잣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촌부에겐
고마운 나무이다. 수많은 나무들 중에 단연 돋보이는
유실수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가을에 잣을 얻을 수가
있는 감사한 나무인 것이다. 그리고 이 산골에 꽤 많이
서식하고 있는 나무가 산뽕(오디)나무이다. 이 나무는
뿌리, 줄기, 잎, 열매 어느 하나 빠짐없이 약재로 쓸 수
있는데 우리는 주로 잎과 열매(오디)만을 따서 먹는다.
또 번식력이 대단하여 밭가로 침범하는 녀석들은 모두
뽑거나 잘라내 버리는 나무가 바로 아카시아나무이다.
큰 밭가의 절개지 윗쪽에는 얼마나 오래 자랐는지 잘
몰라도 거의 아름드리에 가까운 것들이 자라고 있다.
봄날 향긋한 꽃내음을 맡고 벌들이 찾아와 웅웅거리며
꿀을 따는 나무, 우리도 그 아카시아꽃을 따서 먹는다.

이 뿐만 아니다. 산골집 단지와 주변에는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우리가 심은 나무도 있고 반면
자연스레 자라는 나무들이 더 많다. 벚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주목나무, 쥐똥나무, 느티나무, 진달래나무,
옥향, 팥배나무, 두릅나무, 가시오가피나무, 개복숭아,
은사시나무, 백당나무, 조팝나무, 불두화나무, 산목련,
목련나무, 산벚나무, 생강나무, 찔레나무, 산철쭉나무,
앵두나무, 마가목, 돌배나무 등등... 일일이 모두 주워
챙길 수가 없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어디에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는 이 촌부의 머리속에 다 들어있지만...
늘 그랬듯이 촌부는 나무들과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할 수가 있는 이 산골이 좋다. 산골이라고 함은 나무가
있기에 산골이라고 하며, 산골에 살아서 산골 촌부라
부르는 것인지라 더욱 더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Atachment
첨부 '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2640 촌부의 단상-2018년을 보내며... file 2018.12.31
2639 촌부의 단상-책 이야기로 새해 첫날을... file 2019.01.01
2638 촌부의 단상-새해 첫날부터 유유자적(悠悠自適) file 2019.01.02
2637 촌부의 단상-시냇물이 꽁꽁꽁... file 2019.01.03
2636 촌부의 단상-난롯불을 지피며... file 2019.01.04
2635 촌부의 단상-외식을 하자고 하시네요. file 2019.01.05
2634 촌부의 단상-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file 2019.01.06
2633 촌부의 단상-마음이 울적했던 날에... file 2019.01.07
2632 촌부의 단상-한바탕 연기 소동을 겪고... file 2019.01.08
2631 촌부의 단상-모처럼의 도시 나들이 2 file 2019.01.09
2630 촌부의 단상-감귤청을 담근 아내 file 2019.01.10
» 촌부의 단상-나무들과의 대화 file 2019.01.11
2628 촌부의 단상-즐겁게 산다는 것은... 1 file 2019.01.12
2627 촌부의 단상-한 되박에 얼마에요? file 2019.01.13
2626 촌부의 단상-이런 것이 소확행이겠지? file 2019.01.14
2625 촌부의 단상-껍질잣 까기를 마친 아내 file 2019.01.15
2624 촌부의 단상-한 달 만에 내린 눈 2 file 2019.01.16
2623 촌부의 단상-너무 비교가 되네. file 2019.01.17
2622 촌부의 단상-이제서야 겨울 분위기가 나는 것 같네! file 2019.01.18
2621 촌부의 단상-부러운 마음, 부모의 마음 file 2019.01.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