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스키장 주변인 이곳에서 열아홉 번째 맞는 겨울이다.
예전에는 주로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거의 대부분 보드를 탄다고 한다. 그래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스키를 탄다고 한다.
하지만 겁쟁이 촌부는 스키는 물론이고 스케이트도
탈 줄 모른다. 그 옛날 어릴적 서울로 유학을 갔었던
시절에 촌부 또래는 거의 대부분 다 스케이트를 타곤
하였다. 겨울이면 넓은 공터에다 물을 가두어 얼려서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영업을 하는 곳이 꽤나 많았다.
그런데 그 얼음위를 지치는 재미를 모르고 지났으니
왜 그랬을까? 따뜻한 남쪽 섬에서 태어나 자라는 동안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별로 본 기억이 없었고 추위에
너무 겁을 냈던 겁쟁이라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님
집안 형편이 마땅찮아서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40대 중반에 이곳 스키장 주변으로 와서
스키를 배우려면 얼마든지 배우고 익힐 수가 있었던
것이었는데 이 또한 왜 그랬는지 남들은 모르겠지만
촌부와 가족들은 잘 알고 있다. 눈이 워낙 많이 내리는
곳에 터전을 일구고 펜션까지 열어 영업을 하느라 늘
손님들 시중은 물론이고 경사가 심한 꼬부랑 비탈길,
진입로에 내려 쌓이는 눈을 치우느라 그럴 엄두도 못
냈었다. 지나고 보니 가끔씩은 후회가 되기도 했다.
이제 와서 후회하면 뭐하겠는가? 그저 하얀 설원에서
멋떨어지게 스키나 보드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부러운듯 바라보는 수밖에... 그런데 우리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 녀석에게도
겨울에 남들이 다 즐기는 스케이트와 스키를 가르칠
생각조차 못했으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니 어미, 아비가 그런 취미생활을 못하여
혹시 넘어져 다치지나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아들 녀석을 우물 안 개구리처럼 기른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 생각이 그렇더라도 녀석이 그런 취미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해도
되겠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에 미안함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모두 다 지나간 이야기이긴 하지만...
오늘은 소한(小寒)이다. 24절기 가운데 스물세 번째
절기로 '작은 추위'란 뜻의 절기이지만 실제로는 겨울
중 가장 추운 때가 이 무렵이다. 오죽하면 옛 속담에
이런 말이 있었을까 싶다. 날씨에 대한 속담까지 아주
기발하게 만든 그 옛날 사람들 생각이 참으로 재밌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
이렇듯 절기값을 하느라고 그러는지는 몰라도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무려 10도 이상 뚝 떨어진 수은주로
영하 16도를 기록하며 겨울날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