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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90105_4.jpg : 촌부의 단상-외식을 하자고 하시네요.IMG_20190105_3.jpg : 촌부의 단상-외식을 하자고 하시네요.[촌부의 단상]
외식을 하자고 하시네요.

밖에 나가 일을 하고 있는 중인데 아내가 전화를 했다.
"엄마하고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를 하다가 갑작스레
중국집에서 탕수육에 짬뽕이 드시고 싶다며 외식을
하자고 하시네요. 그러니 식사를 하지말고 바로 집에
들어오면 좋겠는데 괜찮은가 모르겠네. 그럴래요?"
"뭔 이야기를 했길래 중국음식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엄마가 중국집에 다 가자고 하시는가 모르겠네?"
"글쎄 말이야? 다른 이야기가 아니고 옛날에 일하다
중국집에 짜장을 배달 시키면 오는 사이 다 불어터져
잘 비벼지지도 않았던 이야기며, 그나마도 요즘에는
그 배달 마저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갑자기
나가서 먹자고 하시니 어떡해요. 시간 맞춰 올거지?"
"그럴께! 가는 길에 보건소에 들려 당신 약을 타 갖고
일찍 도착하도록 할테니 엄마하고 준비나 하고 있게."

그러고 보니 인근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배달시켜서
먹었던 그 옛날이 이제는 산골살이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다. 요즘이야 배달을 해주지도 않을 뿐더러 아예
배달시켜 먹을 생각도 안하지만 그때는 한 두 그릇은
배달을 안해주었지만 여러 그릇을 시키면 먼 거리도
갖다주었다. 당시에는 아우들이 모두 함께 살며 함께
일을 하였기에 여러 그릇이라서 배달을 해주곤 했다.
그런데 정작 도착한 짜장면은 6.5km의 거리를 오는
사이에 식어버리고 팅팅 불어서 잘 비벼지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일을 하다가 땀이 난 상태로 외출을
하기도 난감하여 시켰던 것이라서 그나마도 맛있게
먹곤 했다. 무슨 이야기 끝에 그 이야기를 장모님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배달시켜 먹는 짜장면은
앞으로 더 이상은 없을 것 같은 추억일 뿐이다.

이런 사연으로 읍내 중국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요즘은 시골 중국집에도 세트 메뉴가 있다. 양이 그리
많지 않으신 장모님과 셋이서 먹기에 알맞은 메뉴가
있다며 아내가 주문을 했다. 이름하여 "세트 2"란다.
"탕수육+짜장+짬뽕"으로 그런대로 먹을만 하였다.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한 찹쌀 탕수육, 짬뽕 한 그릇은
장모님과 아내가 함께 먹고, 짜장면은 촌부가 먹었다.
짬뽕에 들어있는 홍합이나 해물은 하나하나 다 건져
장모님 드시라고 일일이 앞자리에서 챙기는 아내의
모습이 참 보기좋다. 특이하게도 모녀가 식성이 거의
비슷한데 해산물 특히 조개류는 서로 식성이 다르다.
아내는 조개류를 전혀 먹지않는 반면에 장모님께서는
홍합, 바지락과 같은 조개류를 잘 드신다는 것이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싱싱하고 속이 여문 맛있는
홍합이나 바지락을 장모님께 사드려야겠구나 싶었다.
이 산골에서 싱싱한 조개류를 살 수가 없으니 참으로
난감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사연이 있는 외식을 하고 왔는데 컨디션이 영
별로였다. 요즘 연초부터 일이 많아 힘이 들었나보다.
저녁식사를 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오자
마자 쇼파에 쓰러져 누웠다. 아내가 걱정을 많이 하며
급히 주방으로 가더니 뜨끈한 차를 끊여왔다. 유자와
배를 갈아서 만든 청에다 뜨거운 물을 타서 잣을 조금
동동 띄운 산골 아낙표 감기몸살 예방을 위한 차 이다.
아내가 걱정하며 정성을 다해 끓여준 차를 마신 후에
속이 후끈하여 그랬는지 그냥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아내의 처방이 제대로 였는지 오늘 아침은 가뿐하다.
아내 말마따나 "부처님 손바닥"이라고 촌부는 아내의
손바닥에 있나보다. 

오늘 아침 기온은 오랜만에 한자리 숫자인 영하 5도,
얼마만에 이렇게 높은 기온의 아침을 맞는지 모른다.
지난 연말 몰아닥친 한파가 아마 한 보름은 이어진 듯
하다. 연일 영하 20도에 육박하다가 최근에는 조금은
오른 영하 15도를 넘나들던 꽤 긴 한파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맹추위가 지속되는 동안 눈이 내지않아
산골 부부에게는 하늘이 참으로 고마웠던 것이다.
겨울은 추워야 제격이고 제맛이라고 했지만 오늘처럼
이 정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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