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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1227_2.jpg : 촌부의 단상-까마득한 옛 생각이...IMG_20181227_1.jpg : 촌부의 단상-까마득한 옛 생각이...[촌부의 단상]
까마득한 옛 생각이...

크리스챤은 아니지만 성탄절을 맞아 아내가 좋아하는
케익이라도 하나 살까 싶어서 가끔 들리곤 하는 읍내
빵집에 갔다. 두 군데가 있는 빵집 중에 이 집 빵이 더
맛있고 주인도 아주 친절하고 특이하게 우리가 가면
뭐든지 덤을 주거나 가격을 깎아주기도 하여 이 집만
가게 된다. 사려고 했던 케익은 동이 나서 사지 못하고
주인 아주머니가 권하는 빵을 사가지고 왔는데 맛이
괜찮다. 빵도 빵이지만 내부 인테리어에 눈길이 갔다.
문득 아주 오래전 도시에 살던 때를 생각나게 하였다.
까막득한 옛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자그마한 10평의
서민아파트에서 시작했던 내집갖기는 13평을 거쳐서
32평에서 10년 동안 머물렀다. 그 다음이 이곳에서
와서 지금의 집을 짓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아내와의
결혼생활 38년 중에 다행스럽게 남의 집살이는 결혼
초에 서울 신월동에서 딱 1년을 했던 것이 유일하다.
그나마 월세, 전세를 경험하며 살지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힘들기도 했던 기억도
있지만 아내와 하나밖에 없는 아들녀석에게 이리저리
쫓겨다니듯 이사를 자주 다니는 기억을 남겨주지는
않았으니 그나마 가장으로서의 역할은 잘했구나 싶다.
집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 아닌데 엉뚱하게 흘렀다.

비록 10평짜리 닭장만한 집이었지만 좀 일찌기 내집
마련을 하였기에 실내 인테리어어에 관심이 많았고
학창시절부터 책에 목말라했던지라 주말이면 서점과
백화점 소품코너를 기웃거리곤 했다. 하지만 아내는
먹고살기도 버거운데 소품을 사다 나른다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래도 아내 역시 책읽기를 좋아하여서
책을 사다 나르는 것은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 식구가
남들보다도 책을 많이 읽은 이유가 바로 이런 촌부의
책을 사서 나르는 버릇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10평, 13평 그리고 32평에서 살던 그 당시에는 작은
방은 책으로 가득했다. 서재라기 보다 이웃사람들은
무슨 서점을 차렸냐고들 하며 수시로 책을 빌려가곤
했었다. 실내 인테리어는 작은 소품에서부터 시작해
꽤나 커다란 것까지 다양했다. 아내는 늘 못마땅해
하였다. 너저분하게 널어놓았으니 청소를 하는 것이
힘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좋아하던 실내 인테리어나
책을 사다 나르는 버릇도 이곳 산골에 들어와 살면서
끝이 났다. 바깥에서 꽃을 기르고 밭에서 농사를 짓고
산에 올라가 온갖 자연의 선물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도시에서 했던 그 취미는 잊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곳으로 올 당시 그 많던 소품들이며 책을 이웃에게
많이 나눠주고 왔다. 작은 것이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주었으니 나눔이고 보시였기에 미련도 후회도 없다. 
그래도 지금껏 당시에 가지고 놀았던 소품들이 있다.
빵집에서 보았던 자그만 실내 인테리어 소품 때문에
까마득한 옛 생각에 젖어보게 되었고 잠시 그 당시로
돌아가보는 기회가 되어 혼자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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