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시작이다! 눈과의 전쟁이...
어제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오후까지 내렸다.
꽤나 많은 양이고 낮에 내린 눈이라서 그런지 물기를
머금은 습설이고 내리면서 바닥에 착 달라붙어 제설
작업을 하기가 정말 힘들고 어려운 그런 눈이다. 거의
해마다 이맘때 내리는 눈은 꼭 한두 번씩 애를 먹인다.
바로 그런 물기를 잔뜩 머금은 축축한 눈이 어제 내린
눈이었다. 건조한 눈은 넉가래로 밀어도 잘 밀리지만
이런 눈은 조금만 밀어도 더 이상 나가지를 않아 애를
먹는다. 그러니 조금 밀어놓고 나서 눈삽으로 퍼면서
치워야 하니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이번 눈은 양도 많았다. 예보에는 3~8cm 정도 내릴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내린 적설량은 아마 15cm는
족히 넘을 것 같다. 겨울이면 눈과의 싸움은 정해진
산골살이의 일상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서
우리 부부도 나이가 들어감이라 무척 힘이 든다. 아니
이제는 힘이 달린다고 하는 표현이 더 맞는 것을게다.
이제 또다시 해마다 겪는 눈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올해는 여느해에 비해 더 힘든 싸움이 될 것만
같은 불길한 조짐이다. 마을 보조금으로 제설작업을
하던 반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못한다 하여 겨울날에
개인적인 제설장비로 작업을 해주는 사람에 맡긴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예전에 이미 겪어봐서 잘 알고 있다.
대충 큰 길만 밀어주는 것이 고작이라 뒷정리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 반장이 작업을 하다가
중단을 한 모양이다. 자동차가 올라올 수 없을 정도다.
이러니 올 겨울은 보나마나 고생이 예고된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이래저래 힘든 겨울날의 산골살이...
아내는 밤새 끙끙 앓았다. 촌부가 일 나간 사이 혼자
넓은 우리단지를 치우고 진입로까지 모두 제설작업을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저녁무렵 자동차를 아랫쪽에
두고 눈길을 걸어서 집에 올라왔더니 우리 길은 아주
말끔하게 치워놓았고 넓은 주차장은 1/3쯤 치워져
있었다. 길부터 축축한 눈을 치우느라 주차장은 힘이
들어 다 못치웠다는 전화를 받았던 터라 집에 도착을
하자마자 거의 한시간을 넘게 넉가래를 들고 치웠다.
이럴 땐 주차장이 넓은 것도, 단지가 넓은 것도 싫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러니 아내는 세 시간
넘게 눈을 치우느라 애를 먹었으니 오죽했겠는가?
이렇게 눈과의 전쟁을 시작으로 산골 부부의 길고 긴
산골에서의 겨울나기에 돌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