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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시냇가 잡목 정리작업


2026년 5월 12일 화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스무엿샛날


농사가 걱정되어...

어제 저녁무렵에 잠시 비가 내리긴 했으나

이내 그쳤다. 밤에도 비가 조금 내린 듯하다.

기왕 내릴거면 흡족하게 내리기를 바랬다.

기상청 발표 강수량으로는 겨우 5.5mm,

이 정도는 풀풀거리던 먼지나 잠재울 만큼

이다. 날씨예보와는 전혀 달리 빗나간 듯...

오늘도 띄엄띄엄 소나기가 내릴 모양이다.

그나마 기온은 많이 올라가 오늘 아침에는

영상 10도에 머문다. 이런 날이 며칠이나

이어지려나? 밭에 모종이 나가야 하는데...


식물원에서...

숲속을 거닐면서 야생초, 야생화를 살핀다.

한참 올려다봐야 눈에 들어오는 꽃이 피고

새잎이 돋아나는 나무들 모습까지 관찰한다.

좁다란 오솔길이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듯,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야외벤치에 걸터앉아

물끄러미 먼 하늘을 올려다본다. 푸르디푸른

하늘색이 가슴으로 다가와 촌부의 마음까지

푸르러지는 느낌이다. 70이 넘은 이 나이에

이런 감성을 느끼게 되는 것은 도를 넘은 것

인가? 아님 육신은 늙어가도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란 말인가? 어쨌거나 상관할 필요까진

없다. 그저 나름 젊게 살아보려는 발버둥이란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참 좋다.

일이면서 취미이고, 취미이면서 일이라 좋다.

언제까지 이런 여유를 즐기게 될지는 몰라도

주어진 내 삶의 봄날을 아낌없이 만끽하련다.


집에서...

오후에 식물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더니

최선생과 이서방이 요며칠 시냇가 정리하며

잡목을 제거하는데 목공실과 우리집 그리고

막내네 부근은 촌부 허락을 받아야 마무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까탈스럽게 한 것 없는데

워낙 야생화, 야생초늘 아끼고 나무들 까지도

소홀히 하지않는 촌부라 그런 모양이다. 쓸데

없는 잡목들은 모두 정리하라고 했다. 그 많은

잡목들을 엔진톱이 아닌 일반톱으로 자르는

것을 그냥 보고있을 수 없었다. 톱날이 무뎌져

주문을 해놨는데 도착을 안했다. 하는 수없이

장착된 톱날을 줄로 갈아 손질하여 들고 나갔다.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잔뜩 자빠뜨려놓은 나무를 적당히 토막을 내고

한 쪽 방향으로 쌓아 정리를 하면서 올라갔다.

시냇가 양쪽을 다 정리하면 깔끔해 좋기는 해도

건너편은 옆집 소관이라 불편이 없도록 하는게

좋을 듯했다. 하도 이래저래 말이 많은 집이라

우리쪽으로만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시냇가의 잡목들은 대충 정리가 다 되긴 했으나

막내네 데크옆의 목련이 문제였다. 이주 초기에

심은 것인데 워낙 오래되어 그런지 밑둥이 썩어

베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막내네가

심은 나무이고 주인이라 얼마전 가족모임에서

허락을 받았다. 이서방과 최선생이 최대한 나무

윗쪽에 밧줄을 걸어 나무가 쓰러질 방향을 정해

먼 거리에서 밧줄을 당기고 촌부는 엔진톱으로

쓰러지는 방향쪽 밑둥을 삼각으로 잘라낸 다음

뒷쪽 밑둥에 엔진톱을 들이대고 나무를 베었다.

원하는 방향으로 쓰러졌다. 자빠뜨려놓고 보니

엄청난 크기였다. 촌부가 엔진톱으로 잔가지를

자르면 이서방과 최선생이 뒷정리를 했다. 헌데

쓰러진 나무 윗부분이 냇가에 걸쳐있어 또다시

밧줄로 셋이서 끌어올려야했다. 가지를 자르고

지름이 상당한 나무도 토막을 내고 정리를 했다.

간만에 땀을 흘리며 엔진톱 작업을 했다. 하지만

힘이 들긴해도 하고싶었던 일을 마무리하게 돼

속이 후련하고 마음이 가벼워 흐뭇하고 좋다.


마무리는...

간만에 엔진톱 작업하느라 힘들었을 것이라며

아내가 닭갈비를 볶아 최선생과 함께 식사했다.

최선생은 맥주 한 잔, 촌부는 쏘맥 말아 석 잔을

했다. 식사후 조금 피곤해 일찍 쉬려고 했는데

이장이 전화를 했다. 부녀회 모임 끝나고 카페에

왔다며 커피 한잔하러 내려오라고... 거절할 수

없어 내려가 인사하는데 멘토 맥가이버 아우도

함께 있었다. 농사 이야기, 나무 자른 이야기 등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모처럼 반가운 자리였다.

비가 추적이는 바깥 밤풍경과 정겨운 이웃들이

함께하는 자리여서 더 잘 어우러진 시간이었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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