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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1022_3.jpg : 촌부의 단상-이제 좀 놀아볼까?IMG_20181022_2.jpg : 촌부의 단상-이제 좀 놀아볼까?IMG_20181022_1.jpg : 촌부의 단상-이제 좀 놀아볼까?[촌부의 단상]
이제 좀 놀아볼까?

어제까지 며칠동안을 쌔빠지게 일했으니 오늘부터는
좀 놀아볼까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까 모르겠네. 일단
오늘은 봉평 5일 장날이니까 장구경을 좀 하고 와서
어떻게 놀 것인가 생각을 해봐야겠다. 

어제 드디어 겨울 채비에서 가장 큰 일이고 힘이 드는
장작 마련하는 일을 모두 다 마쳤다. 1톤은 이미 지어
놓은 장작집에 쌓아두었고 나머지 1톤은 아내가 꺼내
쓰기 쉽게 현관 입구 축대를 이용 임시 장작집을 새로
지어 쌓아놓았다. 그 옛날 어머님께서 이맘때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겨울 오기전 쌀 한 가마니 사놓고
연탄 200장 들여놓고 김장 해놓으면 추위가 온다고
해도 만사 걱정이 없는기라!"라고 하셨다. 마치 지금
이 싯점의 촌부 마음이 그런 것 같고 그 말씀의 의미를
알 것만 같다. 요즘 시대와는 사정이 많이 달랐겠지만
어느 시대이건 계절의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다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산골살이 겨울 채비는 장작을
준비하고 입동 무렵 김장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
김장이야 하루 이틀에 끝나지만 장작을 마련하는 일은
완제품을 사오기 전에는 손이 많이 가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그 작업을 모두 마쳤으니 이젠
큰 걱정 하나를 덜어 마음이 놓이고 뿌듯함을 느끼며
여유를 갖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모든 일에서 벗어나
좀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다 해보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여전히 산골의 아침은 가을과 겨울이 함께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단풍으로 물든 만산홍엽의 풍경에
영하의 기온이 덮치고, 얼음이 얼었고, 서리까지 내려
하얀색으로 덧칠을 해놓았다. 가을 마지막 무렵 노랗게
물이 들고 마치 눈이 내리듯 잎파리가 떨어지는 나무,
그 키 큰 꺽다리 낙엽송이 머잖아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될 것만 같다. 이 산골에는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온다는
예고와 같은 것이다. 그동안 살면서 겪어오는 계절의
변화인데 그 모습이 머잖을 것 같은데... 그러니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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