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IMG_20181019_4.jpg : 촌부의 단상-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IMG_20181019_3.jpg : 촌부의 단상-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IMG_20181019_2.jpg : 촌부의 단상-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IMG_20181019_1.jpg : 촌부의 단상-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IMG_20181018_4.jpg : 촌부의 단상-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촌부의 단상]
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

이틀동안 오후만 되면 아무 쓰잘데기 없는 가을비가
추적거리며 내렸다. 모처럼 마음먹고 겨울 채비를 좀
하려고 하는데 날씨가 도움을 안준다. 며칠전 겨울용
땔감으로 쓸 죽데기를 2톤 정도 사다놓고 이틀 동안
자르고 있지만 아직 반도 못 잘랐다. 아무래도 날짜를
잘못 잡은 것 같다. 아침나절에는 이슬이 내려서 일찍
일을 못한다. 햇살이 퍼지고 이슬 깰 정도가 될 무렵
일을 시작하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오전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리고 점심식사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이내 비를 뿌려 장비를 걷어야만 했다. 어제와 그제의
날씨는 약속이나 한 것 처럼 똑같았다. 당초 생각에는
이틀이면 일을 끝내고 기존 장작집에 지붕을 씌우는
보수작업을 하고나서 집옆 축대밑에다 겨울동안 조금
편하게 장작을 가져다 쓸 수있게 임시 장작집을 지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궂은 날씨로 인하여 계획은 무산
되고 말았다. 나무는 카페앞 주차장에 있고 집은 거의
100여m 위에 있어 자른 나무를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 자동차로 나른다. 모두 다 자르고 나르면 좋은데
도움을 주지않고 시원찮은 날씨 때문에 자른 나무를
곧바로 아내와 함께 담아 나르고 장작집에 쌓는 일을
반복하고 있으니 일의 진도가 영 더딘 것이다. 그나마
그렇게 한 것이 아주 잘 한 것 같다. 안그랬으면 마른
나무를 비에 다 젖게 했을 것 같다. 작업을 하던 나무,
보수가 덜 된 장작집에 쌓아둔 나무는 비에 젖지않게
하려고 임시로 비닐 천막을 덮어놓았다. 아침에 나가
보니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고 빗물 고인 천막 위에는
살얼음이 얼었다. 영하 1도 기온으로 오늘을 시작한
산골의 아침이다. 설마 오늘 또 날씨가 어제와 같지는
않겠지? 동이 트고 앞산 봉우리에 햇살이 비추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

어제 오후 비가 내려 장작자르기는 못했지만 다른 일
하며 즐거웠다. 비가 부슬거리긴 했지만 또다른 일을
해야겠다 싶어 더덕 씨앗을 받았다. 그냥 두면 씨방에
든 씨앗이 터져 뜨락의 아무데나 자라겠지만 씨앗을
받아서 내가 원하는 알맞은 곳에 뿌리면 몇 년 후에 
몸에 좋은 더덕으로 자라게 되어 수확을 할 수가 있다.
앞, 옆 뜨락에서만 받았는데 꽤나 많다. 씨앗 받다가 
마른 덩굴 밑둥을 봤더니 더덕 뿌리가 무척 궁금했다.
캘까말까 망설이다가 집옆 축대밑에는 임시 장작집을
만들어야 하니까 꽃대를 걷어낸 다음 손괭이를 들고
더덕 사냥에 나섰다. 가장 대공이 굵은 놈부터 잡았다.
굵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렇게 차례차례 괭이로 흙을
파내며 더덕을 몇 뿌리 캤더니 더덕향이 코를 자극해
머리가 띵할 정도였다. 시냇가에서 대충 흙을 씻어서
아내에게 갖다주었다. 집안에 들어오자마자 아내가
이게 무슨 냄새냐고 하며 더덕을 받더니 함박웃음을
웃었다. 사실 이 더덕은 저절로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
것이다. 아마 5~10년 이상 자란 것 같다. 집 뜨락에
자라는 것이라서 주로 꽃을 감상하고 해마다 이맘때
씨앗을 받기만 했었다. 거름을 주거나 관리를 하거나
하지도 않았으니 자연산 더덕이나 다름이 없다. 큰 것
하나를 손질하여 더덕구이를 만들어 저녁밥상에 올려
놓은 아내가 하는 말, "껍질을 벗기느라 얼마나 고생
했는지 아슈? 더덕향이 얼마나 진한지 머리가 띵하고
진액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나오는지 끈적거려 애를
먹었다우! 도마며 손에 묻은 진액을 씻느라 애먹고..."
라고 하며 웃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더덕은 바로
가을 더덕이 좋은 기라! 가을 더덕은 인삼보다 더 좋은
보약이라고 했응께 당신 많이 묵고 아프지 말게!"라고
하며 더덕구이 가장 큰 것을 골라 아내 숟가락에 얹어
주었다. 이런 맛에 산골살이를 하는 산골 부부이다.
Atachment
첨부 '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2058 촌부의 단상-단풍 색깔이 참 곱다! file 2018.10.28
2057 촌부의 단상-세월 참 빠르네. file 2018.10.27
2056 촌부의 단상-왜 이렇게 바쁘게 사는 거야? file 2018.10.26
2055 촌부의 단상-가을과 겨울 사이 file 2018.10.25
2054 촌부의 단상-노는 것도 힘들어 도라지 수확을... file 2018.10.24
2053 촌부의 단상-놀자 했더니 놀게 되네! file 2018.10.23
2052 촌부의 단상-이제 좀 놀아볼까? file 2018.10.22
2051 촌부의 단상-이제는 집도 짓겠수! file 2018.10.21
2050 촌부의 단상-힘들어도 뿌듯함으로... file 2018.10.20
» 촌부의 단상-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 file 2018.10.19
2048 촌부의 단상-땔감용 장작만들기 시작 file 2018.10.18
2047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와 고추밭 설거지 file 2018.10.17
2046 촌부의 단상-이 놈의 세상이... file 2018.10.16
2045 촌부의 단상-단풍(丹楓)이 물들지만... file 2018.10.15
2044 촌부의 단상-하루 해가 왜 이리 짧은지... file 2018.10.14
2043 촌부의 단상-두 계절의 공존 file 2018.10.13
2042 촌부의 단상-된서리 맞은 고추밭, 짧은 가을 여행 file 2018.10.12
2041 고들빼기 김치와 첫 얼음 file 2018.10.11
2040 촌부의 단상-우연히 본 모습들... file 2018.10.10
2039 촌부의 단상-깊어가는 가을, 산골 부부의 하루는... file 2018.10.0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