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땔감용 장작만들기 시작
산에 올라가 나무를 해오는 일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
그런지 많이 버겁고 힘이 든다. 나무를 하러 지게지고
나서기만 하면 아내는 조심을 하라면서 늘 성화였다.
그렇게 걱정하던 아내가 이제는 나이도 있고 위험도
하니까 땔감나무를 사다 쓰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그동안 가까운 뒷산에서 쓰러진 나무, 간벌한 나무를
짧은 것은 지게로 져서 나르고 긴 나무는 어깨에 메고
집으로 나르곤 했다. 산에서 나무를 해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봄까진 힘들어도 그렇게 했다.
아내의 만류로 이제는 나무하러 가지는 않게 되었다.
산립조합에서 구입해온 죽데기(피죽)를 장작크기로
자르는 수고만 조금 하게 되면 땔감나무는 해결이다.
어제 아침나절부터 절단용 원형톱으로 나무 자르기를
시작했다. 이틀전 산립조합에서 나무를 사가지고 와
주차장에 내려놓고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아
보인다. 제재소에서 큰 통나무를 자르고 쪼개 목재를
만들고 남은 껍질이 붙어있는 나무, 짜투리 나무라서
통나무를 쪼갠 장작보다는 아무래도 불땀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장작을 패야하는 수고로움을 덜게 되고
알맞은 크기로 자르기만 되니까 그런대로 땔감용으로
쓰기에는 괜찮을 것 같다.
다행인 것은 굳이 번거롭고 꽤 위험한 엔진톱을 사용
할 필요없이 원형 절단기로 작업을 하여 훨씬 수월한
것 같다. 수고라면 카페앞 주차장에서 자르는 작업을
한 후, 100여m의 오르막 중앙통로를 지나 장작집이
있는 집부근까지 옮겨야 하는 것이 조금은 힘이 든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폐품을 주워다놓은 큰 플라스틱
바구니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촌부가 알맞은 길이로
나무를 자르면 아내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놓으면
자동차에 싣고 장모님댁에 앞에서 내려 작은 밭 옆에
있는 장작집으로 옮겨 쌓으면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손수레를 사용해 나르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좋다.
오전 내내 아내는 긴 나무를 꺼내 옮겨주고 촌부는 그
나무를 원형 절단기로 자르기를 하였다. 알맞게 잘라
토막을 낸 나무를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는 일도 아내
몫이다. 또 잠시 틈이 나면 아내는 불쏘시개로 쓰려고
나무껍질을 따로 담아 놓는 일을 했다. 무슨 일을 해도
우리부부는 분업을 주로 하는 명콤비라 할까? 아니면
촌부가 자주 쓰는 말, 환상의 명콤비라고 해야 할까?
마침 봉평 장날이라고 잠시 다녀오자 하여 장모님을
모시고 함께 나갔다 왔다. 장도 보고, 은행일도 보고,
점심도 먹고 들어왔다. 장에 다녀오자마자 다시 일을
시작했다. 나무 자르는 일을 한창 하고 있는데 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작업을 멈췄다. 지나가는
소나기인가 했더니 꽤 빗방울이 굵고 계속 내리는 것
아닌가? 부랴부랴 장작집 지붕에서 걷어놓은 천막을
다시 씌워 놓았다. 그리고 비를 맞으며 장작집 뒷쪽에
무성했던 꽂대를 자르고 났는데 비는 그치지 않았다.
에~! 모르겠다! 비 오는 날은 공 치는 날,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비를 핑계삼아 그냥 쉬기로 하였다.
집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 인근 리조트 부근에 새로
생긴 돈까스와 스파게티 전문 음식점이 있다며 한번
가보자고 하였다. "이 사람아! 당신이 수제 돈까스를
잘 만드는 사람인데 뭔 돈까스를 먹으러 가자는겨?"
라고 했더니 "남이 만든 것도 먹어봐야 하는 거야!"
라고 하여 장모님을 모시고 갔다. 아무리 가까운 곳에
리조트가 있다지만 이 산골 마을에 이런 음식점이 잘
될까 싶은 생각을 하며 들어갔더니 손님이 제법 있고
우리가 음식을 먹는 동안에도 꽤 여러 손님들이 왔다.
주문한 음식이 나와 먹어보니 예전에 도시에서 먹던
맛이었고 내부 분위기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런데
장모님께서는 음식을 남기셨다. 그다지 신통찮으신
것이다. 장모님 입맛에 안맞는다는 것은 외식 메뉴를
잘못 정한 것이라서 실패이다. 어떻게 장모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아야 할까? 자그마한 산골 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