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겨울 채비와 고추밭 설거지
올해는 겨우내 난롯불을 지필 땔감을 죽데기(피죽)을
사다가 쓰기로 했다. 통나무를 잘라서 장작을 만들어
쓰는 것보다 편리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불땀은 다소
장작에 비해 떨어질 것 같다. 그동안은 뒷산에 올라가
쓰러진 나무와 간벌을 한 나무를 가져다 사용했으나
힘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위험이 많이 따른다는 것이
문제다. 아내는 촌부가 산에 올라가 나무 해오는 것을
늘 걱정한다. 몇 해 전 어느 음식점에 갔을 때 우연히
땔감 나무가 제재소에서 목재 다듬고 남은 죽데기를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죽데기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
오느냐고 물었더니 평창군 산림조합 제재소에 가면
구할 수가 있다고 했던 것이 생각나서 전화를 해봤다.
싸게 판매를 한다고 했지만 문제는 운반을 할 수 있는
화물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톤씩 한 묶음으로
판매를 한다며 최소한 1톤 카고 트럭이어야 한다고
했다. 용달차를 구하려고 문의를 했더니 비용이 아주
만만치가 않았다. 나무값보다 운반비가 더 든다는 것,
흔히들 이럴 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고 했던가?
우리집에서 한 겨울 동안 땔감으로 쓰려면 2톤 가량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충 계산을 해봤더니
비용이 한 달에 8만원쯤 소요될 것 같았다. 이 정도면
고생도 덜하고 편리할 것이란 결론에 도달하여 곧바로
아내와 상의하여 실행을 하기로 하였다. 화물차 2대를
구해 평창군 산림조합 제재소에서 죽데기 2톤을 구입
하였다. 화물차에 실었을 때는 얼마 안되어 보이더니
주차장에 내려놓고 나서 보니 꽤 많은 양으로 보인다.
이제는 원형톱이나 엔진톱으로 장작 크기로 자르기만
하면 된다. 올해는 땔감나무 때문에 고생은 덜하겠지?
그나저나 저 많은 나무를 언제 다 자르나...
이제 서서히 밭이 비워진다. 이른 가을 한파로 인하여
폭삭해버린 고추밭을 정리하였다. 모두 다 뽑아내고
멀칭 비닐도 몽땅 다 벗겨 버렸다. 콩을 수확한 후에
한꺼번에 할까 하다가 밭이 비워지는 대로 하는 것이
덜 힘들 것 같아서 고추밭의 설거지를 해버린 것이다.
뽑아낸 고추나무, 호박덩굴, 가지와 파프리카 나무는
퇴비장으로 보내 썩히면 거름이 되어서 다시 밭으로
돌아올 것이다. 스물 몇 종류를 심어서 가득했던 밭은
이제 콩과 가을 채소만 남았다. 남은 것도 월말쯤에는
모두 베고 뽑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올 텃밭농사는
끝이 난다. 비우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자꾸만 허전한
생각이 든다. 잘 길러 우리에게 좋은 먹거리를 주었던
밭에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해야 하는데... 그나저나
끝물 고추를 몇 분께 보내드렸는데 잘 도착했을까?
한 분은 잘 받으셨다고 연락을 주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