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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918_2.jpg : 촌부의 단상-소소한 것에 만족을 느끼며...IMG_20180918_1.jpg : 촌부의 단상-소소한 것에 만족을 느끼며...[촌부의 단상]
소소한 것에 만족을 느끼며...

요며칠 가을비가 부슬거려서 텃밭 살피는 일을 조금
게을리 했더니 주인장 촌부를 기다리던 농작물들이
서운했었나 보다. 이제 거의 끝날 무렵이구나 싶어서
살피는 것을 소홀히 했던 호박밭은 둥그런 조선호박,
가느다란 애호박이 주인장 보란 듯이 올망졸망 열려
있었다. 여름날 한창 열리던 때보다 오히려 더 싱싱한
줄기와 잎파리 사이사이에 예쁘게 열려있고 드문드문
호박꽃도 피어있다.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애들아! 
고맙구나!"라고... 그리고는 알맞은 크기로 자란 호박
세 개를 따가지고 들어왔더니 "어머! 아직도 호박이
있읍디까? 예쁘게 생겼네!"라며 호박을 받는 아내의
모습은 마치 큰 선물이라도 받은 것처럼 좋아하였다.
그래! 내 아내 마냥 큰 것보다 이렇게 작은 것에 만족
하며 보람을 찾아 웃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란
생각이 들었다. 호박 서너 개에 행복을 느낀다고 하면
웃을런지 모르겠다. 각자의 나름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 행복이 아닐까 하는 촌부와 아내 산골 아낙네는
이러고 산다.

비가 내려 요며칠은 뒷산으로 잣을 줍는 아침 산행을
못했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 배낭을 짊어지고 뒷산을
올랐다. 안개가 자욱하여 사방이 온통 뿌옇게 시야를
가려 방향 감각을 상실할 정도였다. 첫번째 잣나무숲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잣송이가 보인다. 예감이 좋다.
청설모 녀석이 최근에 잣송이 겉껍질을 벗긴 흔적을
찾으면 그 부근에는 틀림없이 작게 한 송이, 많게는
두세 송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온갖 수풀들로
가득한 잣나무숲을 이리저리 뒤지고 다니며 잣송이를
찾는 것이다. 지금 떨어진 잣송이는 풀 색깔과 같아서
풀섶을 잘봐야 보인다. 올라갈 땐 못보고 지나갔다가
내려올 때 보면 보이기도 한다. 녹색이라 그랬겠지?
아무래도 올해는 해거리를 하는지 아님 흉작이라서
그런지 나무에 매달린 잣송이도, 청설모가 떨궈놓는
잣송이도 여느 해에 비하여 적은 것 같다. 재작년에는
풍년이라 엄청 잣을 많이 주워 용돈벌이가 쏠쏠했고,
지난해에는 평년 수준이라 조금 덜 주웠는데 올해는
아주 수확(?)이 시원찮다. 팔 것은 못되어도 우리가
먹을 만큼은 될 것 같다. 그래도 아침 운동을 삼아서
산에 한번 올라가면 배낭에 어느 정도 채워 오곤한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는
하겠지만 자연이 주는 선물은 욕심 낸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 정도 수확으로도 감사한 것이며
만족을 해야한다. 이런 것도 행복이라면 행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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