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봉평면민 체육대회
어제는 종일토록 가을비가 추적거렸다.
면민 체육대회 날인데 비가 내리다니...
혹시 날은 잡은 면장님이 용띠이셨던가?
옛부터 용띠인 사람이 날을 잡으면 비온다 했는데...
그렇다고 체육대회를 못할 정도는 아닌 비였다.
봉평면 20개 마을, 2,800여 세대, 6,000여명 면민
모두가 다 나와서 참석을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읍내 행사장은 아침부터 북적북적 잔치 분위기였다.
우리 마을 면온 1리는 20개 마을 중에 작은 마을이다.
본동, 골말, 직골, 설다목(촌부가 사는 곳) 4개 골짜기
126세대, 253명이 옹기종기 모여서 사는 산골 마을,
오늘의 캐치프레이즈는 "참 살기좋은 면온 1리"이다.
마을마다 사각의 몽골 텐트가 한 동씩 세워지고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그 안에 모여 앉아 먹고 마시고, 웃고 즐긴 축제이다.
노인은 앉아서, 젊은이는 서서, 부녀회는 음식하고
이장님 왔다갔다 바쁘고, 새마을 지도자는 분주하고,
총무님은 고기 굽고, 청년회장은 나르느라 정신없다.
골짝 골짝에 사는 온 면민 모두가 모이는 날에는
촌부처럼 타지에서 이주해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하고 뭉치는 모습이라서 좋다.
오히려 원주민들 보다 더 열심히 함께하는 모습이다.
살기좋은 고장,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고장 봉평이다.
6,000여명 주민들 중 70대 이상이 꽤 많은 고장이고
촌부처럼 60대 중반은 청년이라 웃지못할 현실이다.
옛날 촌부가 어릴 적엔 회갑 지나면 뒷방 늙은이였다.
100세 시대의 요즘엔 감히 60대는 명함도 못내민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서 나이가 중요치 않다.
말이 체육대회이지 명랑운동회라 함이 더 어울린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나오는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쥐어준다.
상품으로 받은 쌀부대를 어깨에 매고 싱글벙글하는
것이 어릴 적 운동회 때 공책을 타서 웃는 모습이다.
행사가 끝날 무렵의 경품 추첨은 분위기가 절정이다.
관내 여러 곳에서 협찬을 한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
세제같은 생필품, 쌀, 자전거, 냉동고, 냉장고, TV 등
크고 작은 다양한 경품들이 추첨에 의해 나눠진다.
몇 해 전 촌부는 3등에 해당하는 냉동고를 탔었지!
읍내 마을은 젊은이가 많아서 활기가 넘쳐 우승이다.
등수를 매기기는 하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참석하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이 면민체육대회
한 해에 하루 전 면민이 만나서 웃고 즐기고 화합한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라 올림픽 정신에 충실한 것인가?
메밀꽃 축제인 효석문화제를 이어 벌어진 우리고장
봉평의 면민 체육대회는 이렇게 성대하게 끝이 났다.
아직 메밀꽃이 소금을 뿌려놓은 듯 장관인 봉평으로
여행을 온 관광객들은 우리 고장의 면민 체육대회를
정겹다며 부럽고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쉬러 온 처남 내외와 함께 장모님을 모시고 나가
돼지갈비로 맛있는 식사를 즐겁게 하고 들어왔더니
후배가 추석 명절이라면서 선물꾸러미를 보내왔다.
때마다 잊지않고 선물 보내주는 후배가 너무 고맙다.
선물을 받고 보니 추석 명절이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