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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913_7.jpg : 촌부의 단상-가을 채소 농사가 영 엉망이네.IMG_20180913_6.jpg : 촌부의 단상-가을 채소 농사가 영 엉망이네.IMG_20180913_5.jpg : 촌부의 단상-가을 채소 농사가 영 엉망이네.IMG_20180913_1.jpg : 촌부의 단상-가을 채소 농사가 영 엉망이네.[촌부의 단상]
가을 채소 농사가 영 엉망이네.

집 가까이에 있는 작은 밭에 가을 채소 배추와 무우,
그리고 총각무우, 청갓, 쪽파를 조금씩 심어 놓았다.
해마다 우리가 먹을 만큼의 배추와 무우청 시래기를
말려서 아우들과 나눌 정도의 무우를 심는다. 그리고
총각무우도 조금 심어 아우들에게 나눠주고 청갓은
김장 양념용으로 조금 심는다. 나름 자급자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지난 8월 말경에 배추는 모종을
얻어다 심었고 무우와 총각무우, 청갓은 씨앗을 뿌려
놓았다. 그런데 한 이랑을 심은 배추는 거의 전멸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아주 자그마한 까만 벌레가
모두 해치운 것이다. 처음 뿌린 무우싹도 마찬가지다.
농약을 뿌리지않는 촌부 고집이 낳은 결과라서 무슨
대책이 없다. 그렇다고 지금와서 농약을 뿌리긴 싫다.
조금 늦은 감이 있으나 다시 무우씨를 뿌렸다. 뿌리를
못 먹으면 잎파리를 수확해 시래기로 말릴 작정이다.

18년이 지나는 지금껏 한번도 이런 경우는 없었는데
무슨 일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결국 배추는 포기해야
하는 지경이 되었다. 몇 해 이런 경우와는 다른 일이
있어 마을 아우네에서 배추를 사다가(돈을 안 받아서
억지로 주고) 김장을 했던 일은 있었다. 그 아우가 한
말이 자꾸 촌부의 머리를 어지럽힌다. "형! 배추, 무우
같은 채소는 농약 안주고는 안돼! 요즘 농약이 좋아서
약을 치고 비가 오면 씻겨서 잔류 농약은 없다니까!"
글쎄? 정말 그럴까? 한번 농약을 치게 되면 계속해서
쳐야만 하니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일이라서
많이 망설이다가 결국 지금껏 밭에 농약은 치지않다.
포기나 크기가 여는 농가에서 기른 것이나 시중에서
파는 배추와 무우보다 작기는 하지만 농약을 안치고도
튼실한 채소를 그런대로 수확하였기에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는 촌부라서 아직도 그 고집을 꺾지않고 있다.

그나마 청갓은 지금 상태로 자란다면 충분히 양념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처음 심어보는 쪽파는 제대로
자라고 있는 것 같다. 멀칭 비닐의 가운데 벗기고 나서
두 줄로 심었는데 보기가 좋을 정도로 잘 자라고 있다.
아내는 오가며 쪽파 자라는 걸 보며 가을에 고들빼기
김치를 담글 때 쪽파를 듬뿍 넣을 것이라며 좋아한다.
안되는 것이 있으면 되는 것도 있는 법이니 주어지는
그걸로 만족을 해야겠구나 싶다. 하지만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속은 상한다. 촌부도 평범한 사람이니까...

밭에 가을 채소는 시원찮아도 밭가에 서있는 꽃들은
한창 꽃을 피워 뽐내고 있다. 이제 메리골드는 마지막
화려한 모습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지만
가을이면 화려하지는 않아도 수수한 아름다움이 바로
꽃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개미취 꽃이 예쁘게 피어
촌부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마치 요즘 촌부 심정을
대변하는 듯 "기억, 먼 곳의 벗을 그리다"라는 꽃말을
가진 꽃이다. 봄날에는 연한 잎으로 입을 즐겁게 하는
향긋한 봄나물로, 가을날에는 커다란 꺽다리 꽃대에
예쁜 꽃을 피워 눈을 즐겁게 하는 고마운 야생초이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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