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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912_7.jpg : 촌부의 단상-다람쥐처럼 산을 누비며...IMG_20180912_6.jpg : 촌부의 단상-다람쥐처럼 산을 누비며...IMG_20180912_5.jpg : 촌부의 단상-다람쥐처럼 산을 누비며...IMG_20180912_2.jpg : 촌부의 단상-다람쥐처럼 산을 누비며...[촌부의 단상]
다람쥐처럼 산을 누비며...

촉(觸)일까?
감(感)일까?
18년 산골살이 하며 터득한 경험과 체험에서 비롯된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듯...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베풀면 베푼 만큼 다시 들어온다."라고 하는 말이...
전날 아내가 친구 세 분을 만나러 원주에 나간다기에
지난해 촌부가 주워오고 아내가 송진을 묻혀가면서
하나 하나 손질하여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는 백잣을
자그마한 병에 넣어서 선물로 갖다 주었다. 뭐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니지만 아내에게는 소중한 친구들이라서
조금씩이나마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렇게 하라며 챙겨줬던 것이다. 참 잘했구나 싶었다.

그랬는데 어제 이른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잣 생각이
또 났다. "아마 지금쯤 뒷산 잣나무숲에는 청설모들이
잣송이를 떨궈놓았겠지?"하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어느새 기온은 한 자리 숫자로 떨어져 선선한 가을이
다가왔으니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지난해의
일기를 뒤적거렸더니, 아뿔싸! 지난해보다 며칠 늦다!
곤히 자는 아내가 깰까봐 조심 조심 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 장비를 챙겼다. 장비래야 배낭과 스키 폴대와
비닐 봉투 몇 장 그리고 호루라기를 목에 거는 것이다.
장화를 신고 이슬이 많이 내린 아침 산행이라서 겉에
짧은 우의를 입었다. 참, 호루라기는 멧돼지를 비롯한
야생동물 때문에 산에 오르며 부는 비상용 장비이다.

그렇게 채비하고 나서는 촌부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뒷산 잣나무숲으로 옮겨졌다. 촌부가 가는 세 군데의
잣나무숲은 조금씩 떨어져 있다. 첫 번째 잣나무숲의
부근에 당도하자마자 청설모들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잣송이를 까놓고 잣알갱이를 뽑아먹은 빈 잣송이가 
군데군데 있는 것이 아닌가! 촌부의 눈은 서치라이트
비추 듯 사방을 주시하며 살핀다. 드디어 첫 잣송이를
발견하고 혼자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촌부도 어쩔 수
없는 속물 근성을 가진 욕심으로 가득한 인간임에는
틀림없는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이 행동도 살아가기
위한 생존경쟁일 뿐이라며 혼자 질문하고 혼자 답을
하며 잣송이를 주워 담았다. 얼마쯤 지나 나무위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올려다 봤더니 청설모 한
녀석이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녀석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녀석이 이렇게 생각을
하며 말하지 않았을까? "우이~ 씨! 저놈의 영감탱이
또 나타났네! 내가 따놓은 잣송이를 다 주워가려고..."
혼자 이렇게 말했다. "청설모야! 이 할배는 겁쟁이라
저 높은 잣나무에는 올라가지 못한단다. 너그들 먹고
남은 것만 가져 갈테니 좀 더 많이 따서 내리거래이!"
끝까지 욕심을 부리는 영감탱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청설모는 잣나무 꼭데기로 올라가 버렸다. 조금 후에
툭 툭! 하는 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렸다. 청설모 녀석
선물인가? 잣송이 두 개를 높은 잣나무에서 떨궈준
청설모 녀석에게 웃으며 "고마워~"하고 주워 담았다.
한참 후 주운 잣송이를 배낭 한가득 채워 집으로 왔다.

그렇게 두어 시간 잣나무숲을 살피면서 돌아다니다가
집에 왔더니 아내가 하는 말, "아침부터 어딜 그렇게
쏘다니며 후줄근하게 하고 오시는고? 배낭은 뭐요?"
배낭에서 잣송이를 담은 봉지를 꺼내 보여주었더니
"잣이 벌써 나왔어! 첫 수확인데 꽤나 많이 주웠네?"
라며 싱글벙글이다. 누가 촌부 마나님 아니랄까봐서
촌부처럼 아내도 어쩔 수없는 욕심꾸러기인가 보다.
아내가 그랬다. "아이고~ 또 영감탱이 바빠지겠네?
산에 쏘다니느라 집에 붙어있을 시간이 없겠어!ㅎㅎ"
라고... 잣송이 주우러 산에 쏘다니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잣송이도 줍고, 많이 걷게 되니 운동도 되고
이런 걸 두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일거양득(一擧兩得)이라고 해야하는 것이겠지?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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