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아내의 뒷모습
언제부터인가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짠한
느낌이 든다. 앞모습 얼굴이야 매일 보고 지낸지 어언
40년이 넘지만 뒷모습은 그렇게 자주 보게 되는 것은
그다지 많지는 않다. 가끔 아내가 앞선 걸음으로 가는
뒤를 따르며 보게 될 때마다 사진을 찍어 두었다. 그저
그냥 찍고 싶었다.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다. 기쁠 땐 경쾌한 걸음이지만 일을 마치고 힘이
들어 어깨가 축 처진 모습이거나 기분이 다소 우울할
때 걷는 발걸음은 엄청 무거워 보인다. 가끔 연로하신
장모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은 그렇게 좋아보일 수가
없다. 아내의 뒷모습은 너무나 진실된 모습으로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 유명한 소설가 "미셸 투르니"의 사진 에세이
『뒷모습』에서 이렇게 뒷모습을 묘사를 하고 있다.
“뒷모습은 스스로를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마주한 이를 속이지도 않는다.
진실은 이 사이, 밝히지 않는 것과 속이지 않는 것
사이에 있다. 뒷모습이 *요령부득으로 느껴진다면
이는 진실이 요령부득이기 때문이다.”라고...
그가 하고자 했던 뒷모습을 간단히 줄여 해석한다면
"뒷모습은 진실이다."라고 압축이 되지않을까 싶다.
누구나 앞모습은 연출이 가능하여 거짓을 만들어 낼
수가 있지만 뒷모습은 그럴 수가 없음이다. 보이는 그
자체가 진실이기 때문이라는 촌부의 생각인데...
*요령부득(要領不得)
"말이나 글의 요령을 잡을 수가 없음"을 뜻하는 말,
즉, 말이나 글이 목적과 줄거리가 뚜렷하지 못해
무엇을 나타내려는 것인지 핵심을 알 수 없을 때
쓰는 말을 뜻함
어제는 24절기 중 열다섯 번째 드는 절기 백로(白露)
였다. 우리말로 옮기면 '흰 이슬'이다. 기온이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 밤새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는 것에서
유래한 절기가 바로 백로이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어제는 기온이 한자리 숫자 영상 9도로 뚝 떨어졌고
이어 오늘도 영상 10도를 기록했다. 찬이슬도 내려
차갑다. 거의 대부분 절기가 날씨와 잘 맞지 않았는데
올해 백로는 날씨와 제대로 일치된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 또 아내의 뒷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조금 이따
아내를 시외버스 태워주러 터미널에 다녀와야 한다.
모처럼 죽마고우들과의 모임이 있어 수원으로 가는
아내를 바래다 주며 아내의 뒷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오늘의 아내 뒷모습은 엄청 가벼워 보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