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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907_8.jpg : 촌부의 단상-니들 뭐하고 있노?IMG_20180907_3.jpg : 촌부의 단상-니들 뭐하고 있노?IMG_20180907_2.jpg : 촌부의 단상-니들 뭐하고 있노?[촌부의 단상]
니들 뭐하고 있노?

전날 저녁무렵까지 멀쩡했던 다알리아 꽃 모양새가
영 엉망이다. 생각컨데 여치, 방아깨비, 메뚜기 같은
곤충 녀석들이 꽃잎을 갉아먹은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이름도 모르는 자그마한 곤충도 마찬가지로
꽃잎을 절단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나다니다 보면
다알리아 꽃에 앉아있는 녀석들은 보게 되지만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놔두었다. "니들 뭐하고 있노?"하며
그냥 지나치곤 하였다. 비록 곤충이지만 이 산골에서
함께하는 것이라 쫓고 싶단 생각을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 촌부는 눈으로 즐기는 것이겠지만 녀석들은
살기위해 꽃잎을 갉아 먹어야 했겠지? 올해는 유난히
메뚜기 종류의 곤충들이 기승을 부린다. 작은 밭에다
배추 모종을 심었는데 잎파리를 다 갉아먹어 흔적도
없이 만들어 놓았다. 헛수고를 한 것이다. 이제 모종도
구할 수가 없어 결국 배추 농사는 포기를 하게 되었다.
지금껏 이런 일은 없었는데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올해 김장용 배추는 마을 아우네에 부탁을 해놓았다.
그나저나 배추 심었던 밭에 무우 씨앗을 넣을까 싶은
생각인데 시기가 늦은 것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밭을 놀릴 수 없으니 그냥 무우 씨앗이라도 넣어놓고
뿌리를 못 먹으면 무우청이라도 거둬 시래기를 말려
볼까 한다. 마을 아우가 했던 말이 자꾸 귓전에 머문다.
"형 혼자 농약을 치지않는다고 되는 것 아니라니까..."
글쎄? 지금껏 지켜오고 있는 고집(?)을 꺾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이
나서 비유를 해보는데 맞는 것인지 왠지 아리송 하네.
"난쟁이 나라에 가면 거인이 비정상이고, 거인 나라에
가면 난쟁이가 비정상이다."

어젯밤은 참으로 우울했다. 아니다. 정말 서글펐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지금껏 나름의
생각으로 선하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분명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렇게 자부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최근 한 사람에게
두번 씩이나 오해를 받았다. 글쎄다? 이 세상 누구나
스스로 모르는 사이 본인 언행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줄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런 오해를 받을만한 
행동이나 말을 한 기억이 없다. 아내도 그랬단다.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우린 늘 함께 만났기에
촌부가 잘못한 게 있었다면 아내가 눈치를 챘을테고
또 아내가 그랬다면 당연히 촌부가 눈치를 챘을 게다.
그런데 이 촌부와는 성격이 안 맞으니 더 이상 만나지
말잖다. 이 나이 먹도록 이렇게 너무나 굴욕적인 말은
처음이다. 혼자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내가 뭔 잘못을
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내 성격에 그럴만한
행동이나 말을 한 적은 없다. 그렇다고 오만불손하게
함부로 말할 수가 있는 그럴만한 배포나 배짱를 가진
위인도 못돤다. "촌부야! 니는 지금  뭐하고 있노?"

새벽녘에 한바탕 비가 쏟아지더니 잠에서 깬 아침은
먼산 허리에 구름이 내려앉아 멋진 광경을 연출하고
하늘은 구름이 조금 떠있을 뿐이다. 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 보다. 어젯밤 산골 부부의 우울한 마음을
씻어주려고 비가 쏟아진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일은
훌훌 털고 오늘을 시작하자. "촌부야! 화이팅이데이~"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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