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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905_3.jpg : 촌부의 단상-올해는 콩농사가 어쩌려나?IMG_20180905_2.jpg : 촌부의 단상-올해는 콩농사가 어쩌려나?IMG_20180905_1.jpg : 촌부의 단상-올해는 콩농사가 어쩌려나?[촌부의 단상]
올해는 콩농사가 어쩌려나?

촌부가 지금껏 해마다 콩농사를 조금씩 짓고 있지만
뭐 그다지 '잘 지었구나!' 하며 만족한 해는 거의 없다.
다만 콩의 종류에 따라 괜찮은 수확을 거둔 것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 그래도 계속
콩을 심고 있다. 촌부가 자주 쓰는 말, "있는 땅, 밭을
놀리면 뭐하겠는가? 뭐든 심어 조금씩이나마 거두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보람된 일인걸!"이라며 어설프게 
변명을 하곤 한다. 있는 땅이라고 그냥 두면 잡초들만
무성하게 되고 황무지가 될 것이다. 또 누가 보더라도
빈 밭으로 둔다는 것은 게으름뱅이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을 의식하는 것보다 촌부라고 자칭을 하는
나 자신이 그런 상황을 용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땅을 놀리기 싫어 가장 손이 덜 가는 콩종류
몇 가지를 심는 촌부이지만 노력에 비해 소출이 적은
것은 솔직히 속이 상하기도 한다. 욕심을 떠나 촌부도
평범한 사람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 아닐까?
지난해 늦가을에 콩타작을 하면서 아내가 그랬었다.
"여보셔! 당신은 콩 기르는 실력도 모자라 힘만 들고
거두는 게 시원찮으니 내년에는 콩보다 다른 작물을
심으면 어떨까요? 내가 콩을 좋아한다고 그러시나?"
아내의 말이 틀린 건 없다. 다른 농작물에 비해 손이
덜 가기는 하지만 뒷 일은 상당히 많다. 농사란 것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나마 기를 때는 거름을 줄 필요도 없으며 이런저런
손이 덜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지금껏 아무리 적은
소출이라고 해도 우리가 먹을 만큼의 양은 거두었고 
아우들과도 조금씩은 꼭 나누었다. 옛날 중국 한나라
시대 한신이 "군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해서
생긴 말, 다다익선(多多益善), 다다익판(多多益辦)
이란 말처럼 수확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도 하면서
아우들은 물론이고 지인들과 나눌 수가 있어 좋기는
하겠지만 이것은 촌부의 욕심에 불과한 것이리라.

얼마전 태풍 솔릭이 지나갈 때 비바람이 제법 거세게
불었지만 메주콩은 넘어진 것이 없이 아주 꼿꼿하게
잘 견뎌주었다. 잎파리를 들춰보니 콩이 많이 열렸다.
이대로 잘 익어준다면 생각보다 수확이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쥐눈이콩은 원래 줄기가 나무 형태가 아니고
덩굴성에 가까워 그런지 많이 자빠져서 밭고랑을 다
덮었다. 메주콩 보다 꽁깍지가 적게 보이지만 그래도
콩이 제법 열린 것 같다. 그나마 멀칭 비닐을 두둑에
씌워서 자빠져도 흙이 묻지는 않겠지만 제대로 콩이
익을런지 모르겠다. 그나마 여느 해와는 달리 올해는
지금까지 야생동물 고라니의 습격이 없어 다행이다.
바라건데 콩농사가 잘 되어 보람도 느끼고, 이리저리
나누는 기쁨도 누렸으면 좋겠다.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선선하였고 상쾌하여 바깥일을
하기가 좋을 듯했다. 날씨가 좋으면 아침이 바쁜 것이
촌부의 일상이다. 두어 시간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밥 때가 되면 들어와야지 어디서 뭘 하느냐며 전화를
해서 부랴부랴 집에 들어왔다. 장모님께서도 아침을
드시러 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 아침이었지만 일을
하느라 온몸이 땀으로 푹 젖어 황급히 씻고 나와 밥을
먹었다. 모처럼 아침에 나가 일을 해서 그런지 밥맛이
꿀맛이다. 촌부의 아침 소식은 그래서 늦어 버렸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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