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제 보내야 하는 시기인가 보다?
여름 끝무렵이 되자마자 넝쿨성 농작물 줄기가 눈에
띄게 물기 빠진 모습으로 말라가고 있다. 서운하기는
하지만 이제는 모두 보내야 하는 시기가 되었나 보다.
느낌인지는 모르지만 여느 해에 비해 조금 빠른 듯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기사 유례없는 찜통같은 폭염이
한달 이상이나 기승을 부렸고 또한 여름 가뭄이 들어
흙인지 돌인지 모를 정도로 한동안 이어졌으니 지금
까지 잘 자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좋은 먹거리를
준 것 만으로도 오감타고 해야함이 맞는 말이겠지?
오이가 그랬고, 노각이 그랬고, 호박이 그랬고, 또한
줄콩과 완두콩이 그랬으며, 아직도 몇 덩어리가 밭에
남아있는 수박과 참외가 그랬다. 또 있구나! 덩굴성은
아니지만 유인줄처럼 묶어주어야 했던 방울토마토는
위로 향해 어찌나 잘 자라주며 노란꽃이 피고 열매를
많이 매달아서 이 촌부와 산골 아낙을 즐겁고 기쁘게
해주었는지 모른다. 산골 부부의 자급자족을 위하여
이 모든 농작물들이 봄부터 여름을 지나고 지금까지
많은 열매를 안겨주어서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였다.
이제는 이 덩굴성 농작물과는 헤어져야만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아쉬움이야 남겠지만 그동안 많은 열매로
우리 부부는 물론 나눔을 통해 지인들에게도 즐거움을
안겨주었기에 고마운 마음은 가슴에 담아두고 올해는
이것으로 마무리를 해야겠다. 걷어내는 마른 넝쿨들은
모두 퇴비장으로 보냈다가 썩고 발효가 되면 거름으로
재탄생하여 다시 이 밭으로 오게 될 것이다. 돌고 도는
것이 우리네 사람들의 인생사라고 하면 식물인 농작물
또한 그런 것이다. 요즘은 화학비료가 논밭에 뿌려져
퇴비를 만드는 농가가 옛날처럼 흔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촌부는 봄부터 시작하여 여름을 거쳐 늦은
가을까지 잡초를 뽑고 풀을 베고 꽃대를 잘라 숲속에
퇴비장을 마련하여 썩히고 있다. 썩힌 퇴비를 또다시
밭으로 옮겨와 거름으로 사용한다. 솔직히 말하여 그
퇴비만으로는 거름이 부족해 닭의 배설물을 발효시켜
거름으로 파는 계분(鷄糞)을 구입하여 뿌리기도 한다.
그래도 일부는 퇴비를 사용하고 계분은 다른 농가에
비하여 많이 뿌리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여느 농가의 농부님들이 경작한 농산물 보다는 그리
튼실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먹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또한 지인들과 나누기도 했지만 모두들 좋아라
했다. 이제 그 나눔의 즐거움도 내년을 기약해야겠다.
꽤 거세게 내리던 비가 잠시 주춤하던 어제 저녁무렵
2층 창가에서 밖을 내다봤다. 저멀리 앞산의 허리를
구름이 내려앉아 휘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폭의 그림이라고나 할까? 해발이 높은 산골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풍광이다. 너무 여러 날에 걸쳐 비가
내리는 것은 그다지 반갑지 않지만 이런 풍광을 보는
것은 눈이 남다른 호사를 누리는 것이라서 좋긴하다.
그나저나 오락가락하는 거센 비는 언제쯤 그치려나?
벌써 며칠째 일을 못하고 손을 놓고 있는데...
모처럼 아시안게임 축구 준결승전 중계방송을 보았다.
베트남에서 국빈 대접, 영웅 대우를 받는다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경기라서 더욱 더 흥미롭게
시청을 하였다. 경기 결과는 3:1 우리나라 대표팀의
승리였다. 한국은 경기에서 이겼고, 베트남은 훌륭한
경기를 치렀다는 생각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베트남과의 축구중계를 보며 한잔을 하라면서 아내가
매운 고기잡채로 소를 넣은 월남쌈을 팬에 살짝 구워
내놓았다. 맛있게 먹으면서도 베트남과 월남쌈이라는
연관성이 자꾸 머리에 남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