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가을 장마인가?
이틀 동안 이어지던 비는 어젯밤 자정 무렵에 그쳤다.
지금은 먹구름 가득하고 떠가는 구름 사이로 간간이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한다. 우리고장 봉평엔 어제도
꽤 많은 강수량을 기록, 80mm 비가 내렸다고 한다.
이제 그만 왔으면 좋겠지만 그건 촌부의 바람일 뿐...
오늘 오후에 비소식이 있고 이 비는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며 내일과 모레 오전까지 이어질 것이라 한다.
가뭄에는 비를 그렇게 기다리더니 이제는 제발 그만
좀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으니 원... 정말
간사한 것이 이 촌부를 비롯한 인간의 마음인가 보다.
그동안 가뭄으로 인하여 물이 줄어 바닥에 깔려있던
돌이 드러나 보이던 시냇물이 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이번에 내린 비가 수량을 많이 늘려서
그렇겠지! 시냇물은 소리를 내며 흘러야 시냇물이지
물도 없이 골짜기처럼 패여있다고 시냇물은 아니다.
우리집의 옆을 흐르는 이 시냇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른 적이 없다. 18년 전 처음 이곳에 와서 공사를
할 때는 이 시냇물을 식수로 쓸 정도로 맑은 물이다.
하기사 우리집 위로는 민가가 없고 농사를 짓는 밭도
없는 숲속에서 흐르는 물이라서 깨끗할 수 밖에 없다.
차갑기는 또 얼마나 차가운지 모른다. 그 더운 여름날
한낮에도 5분 아니 3분도 발을 담글 수가 없을 만큼
차갑다. 산에서, 숲에서 내려오는 물이라서 그렇겠지?
이런 시냇물을 가까이 하는 것도 산골살이에는 좋은
조건이 아닐까 하는 촌부의 생각인데...
아마도 이번에 내리는 비는 가을 장마가 아닌가 싶다.
태풍에 이어서 이렇게 사나흘 내렸고 또 한이틀을 더
내린다고 하니 장마임에는 틀림없는 듯한데... 모든게
다 하늘의 뜻이고 자연의 이치에 따른 것이기에 그저
그러려니 하며 순응하는 것이 자연에 사는 사람다운
자세겠지 싶다. 순응하지 않으면 별 도리가 없으니...
장맛비처럼 여러날 이어지는 비를 가장 반기는 것은
며칠 전에 심은 가을 채소들이다. 며칠새 쑥쑥 자라난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머잖아 밭을 가득 채워
이 촌부의 마음을 기쁘게 할 것 같다. 그래서 자연은
거짓이 없음이라 함부로 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러쿵저러쿵 해서도 안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