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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827_5.jpg : 촌부의 단상-하늘의 뜻이겠지만...IMG_20180827_4.jpg : 촌부의 단상-하늘의 뜻이겠지만...IMG_20180827_3.jpg : 촌부의 단상-하늘의 뜻이겠지만...[촌부의 단상]
하늘의 뜻이겠지만...

어제부터 시작을 하더니 오늘도 비가 이어지고 있다.
밤사이에 제법 많은 비가 내렸나 보다. 지금도 꽤 굵은
빗줄기가 소리내며 내리고 있다. 도대체 비가 얼마나
내렸을까? 날씨 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오늘을 시작
해본다. 우리 고장 봉평에는 50mm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저멀리 지리산 자락의 경남 산청에는
300mm가 넘는 물폭탄을 쏟아부었단다. 장마철에도
그렇게 많이 내리지않았고 지나간 태풍에도 많은 비가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또 무슨 기상이변이란 말인가?
"겔릴라 호우"라나 뭐라나? 별의별 기후변화에 관한
용어가 다 등장을 한다.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긴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비를 그렇게
기다릴 때는 비 한 방울 내려주지않고 애태우고 속을
태우더니 이젠 비를 넘치게 너무 많이 내려주고 있다.
적당히 내려주면 좋으련만,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지금 내리고 있는 비를 반기는 것은 며칠 전에 모종을
심어 활착이 된 배추와 씨앗을 뿌려 새싹이 돋아나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무우와 총각무우, 청갓, 쪽파같은
가을 채소가 아닐까 싶다. 배추는 모르겠지만 다른 건
너무 빨리 심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다.
별 상관이야 없겠지만 며칠 비가 내린 탓에 너무 빨리
웃자라 버릴까봐 그런 생각이 든다. 밭에 농약을 전혀
안 치는 촌부라 올해도 배추 청벌레를 잡아내야 하는
수고로움을 해야 하겠지? 그래도 좋다. 얼마든지 잡아
낼 것이다. 대신 농약으로 잡지는 않을 것이라 다짐을
한다. 무우는 제법 많이 심었고 오이 넝쿨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더 씨앗을 넣을 생각이다. 우리 식구가 먹을
양보다 많지만 무우는 물론 무우청으로 시래기를 말려
형제들과 나눌 생각이다. 또한 올해는 쪽파도 좀 많이
심었다. 종근을 구입할 때 조금씩 팔지않아 그냥 모두
사왔더니 많은 듯하지만 기왕 심을 밭이 있으니 길러
나누면 되는 것이다. 아내는 고들빼기와 쪽파를 듬뿍
넣어서 맛있는 고들빼기 쪽파 김치를 담그겠다고 벌써
벼르고 있다.

어젯밤 바깥에는 비가 주룩거리고 있고, 내려 그런지
집안에는 서늘한 기운까지 감돌았다. 아내가 말하길
"오늘같은 날은 뜨끈한 국물이 있는 수제비 어떨까?"
라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좋~지! 암, 좋고말고!"
라고 대꾸를 했다. 그런데 반죽을 해야만 하고 채소를
썰고 수제비를 떼어넣어야 해서 무척이나 귀찮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텐데 간편한 걸로 먹세나?"
했더니 "걱정마셔! 낮에 육수 준비를 해두었고 반죽은
해서 냉동실에 있소이다!"라고 하면서 주방으로 가는
아내가 고맙다. 또 아내가 하는 말 "수제비 할 반죽은
당신 고향 친구가 준 남해 우리밀 밀가루로 했다우!"
라며 웃었다. 뜨끈하고 구수한 국물에 고향 친구가 준
남해 우리밀 밀가루라서 그런지 쪼든하고 맛이 아주
더 좋았다. 곰삭은 고들빼기 김치, 고구마 줄기 볶음에
새우젓 호박 볶음을 반찬으로 소주까지 한잔 곁들여
먹는 비오는 날 밤의 수제비는 그야말로 진수성찬이 
아니겠는가 싶었다. 우리밀 밀가루를 준 친구에게도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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