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찬바람이 났다!
어제 삼복(三伏)의 끝인 말복(末伏)을 계기로 산골엔
꽤 선선한 찬바람이 일었다. 그리고 오늘은 음력 7월
7일, 오작교 다리에서 견우, 직녀가 1년에 단 하루를
만난다는 칠석(七夕)이다. 어제 저녁 아내가 하는 말,
"찬바람이 났나? 발이 시렵네. 내 발이 시리면 찬바람
나는데..."라고 하였다. "이 사람 참 옛날 할머니들이
하던 말을 하고 있네."라며 웃어 넘겼는데 생각하니
그 옛날 할머니,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비가 올라손치면 삭신이 쑤신다고 하셨고, 손발 차면
가을이 다가온다고 하셨던 그 말을 아내가 하고 있다.
찬바람이 났다며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닫고 심지어
홑이불이 싫다며 두터운 이불까지 꺼내 덮는 아내,
아내도 이제 나이를 먹긴 먹었나 싶었고 아내가 벌써
이런 말을 하는 나이가 되었구나 싶으니 서글퍼 진다.
오늘 이른 아침 산골 온도는 13도, 올여름 들어 가장
낮은 온도이다. 그렇게 지독히 괴롭히던 폭염도 이제
맹위를 떨치던 기세가 한풀 꺾이지 싶다. 요즘 아침은
거의 20도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오늘 아침은
선선하다 못해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밭에 나가면서
반팔이 부담스러워 긴팔에 토시까지 끼고서 다녀왔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맑은 공기가 상쾌하고 상큼하여
너무 좋다. 그렇게 뜨겁던 2018 여름도 이제 이렇게
꽁무니 빼고 달아나려나 보다. 어서 그냥 빨리 가거라!
어제 아침나절 밖에서 일하는데 아내가 전화를 했다.
"부천 둘째 애기씨한데 택배 보냈어요. 통화 할래요?"
"뭘 내가 해? 그냥 당신이 하시구려!"라고 대답했다.
아우가 요즘 건강이 별로 안좋아 약을 먹으며 치료를
하고 있다. 멀리서 살다보니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데
마음이 안좋다. 며칠 전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될거라는
전화를 하였다. 정말 다행이라고 말을 전했는데 뒤에
문자가 왔다. 시래기를 만들어 달라고... 지금은 때가
아닌데 어쩌나 하는데 아내가 지난해 가을에 말려둔
것이 있으니 그것이라도 보내자고 했다. 따놓은 가지,
방울토마토도 따오고, 노각도 하나 따다가 함께 넣어
보내자고 하는 아내가 고맙다. 청정지역에서 무공해,
무농약으로 키운 신선한 열매 채소라서 좋지않겠냐는
아내의 그 마음이 마치 친정엄마가 딸에게 보내려는
그 마음인 듯하여 촌부의 마음까지 훈훈하고 따스해
마음속으로 찡했다. 뭐 별 것도 아니지만 형제간에
챙겨주는 마음, 챙겨주려는 마음이 소중한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