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바쁘기는 했지만 여유를...
풀을 깎자!
이제는 촌부도 예초기를 다루는 실력이 많이 늘었다.
몇 해 전에만 하여도 꽤 넓은 단지의 풀을 깎으려면
꼬박 사나흘은 걸려야 했지만 이제는 실력도 요령도
많이 늘어서 단 이틀, 그것도 하루 서너 시간 일하여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였다. 전날 해질녘까지 했지만
마무리를 못하여 어제 아침나절 다시 예초기를 짊어
지고 중앙통로 일부와 넓은 정원과 펜션주변, 밭길을
돌며 풀을 깎았다. 햇살 퍼지기 전에 시작을 했으나
일의 진척은 마음먹은 그대로 되지않는 것이 예초기
작업이다. 날씨가 무더워 머리부터 발바닥까지 땀이
줄줄 흘러서 온몸은 땀으로 샤워를 한 듯이 땀범벅이
되었다. 이번에는 대충 통행에 불편한 곳만 깎으려고
했지만 이놈의 촌부 성격이 지랄이라 그럴 수 없었다.
흔히들 말하는 "고생을 사서 한다."는 그 말 그대로가
딱 맞는 표현이다. 이 일을 한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풀을 그대로 둔다고 해서 살아가는데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잡초들이 무성한 것을 보기가
싫은 것이고 그냥 두면 마치 나간 집 같아 남보기에도
좋지않고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 볼상 사납다는 것이
예초기로 풀을 깎거나 호미를 잡초를 뽑는 이유이다.
일을 모두 마치고 들어와 거울로 보는 촌부의 몰골은
마치 6.25 전쟁 영화에 나오는 패잔병의 모습처럼
보여 혼자 웃었다. 아내는 더위에 그렇게 무리하면
어쩌려고 고집을 부리냐며 걱정을 하더니만 깔끔한
단지를 보며 "당신의 수고에 눈이 즐겁네!"라고 했다.
소나기가 내렸으면 했더니...
더위에 풀깎느라 고생했다며 장모님께서 우렁쌈밥을
점심식사로 사주셔서 너무나 맛있게 먹고 들어왔다.
집에 돌아와 주차를 하는데 차창에 빗방울이 후드득
하여 하늘을 올려다 봤더니 사방이 다 다른 모습이다.
서쪽은 파란 하늘인데 반해서 나머지는 먹구름이었다.
그러나 잠시 몇 방울 떨어지다 말고 이내 그쳐 버렸다.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지기를 바라는 촌부의 마음을
허탈하게 하더니 초저녁에 잠시 소나기가 한바탕했다.
수박이 잘 익었네!
어제 아침 밭에 나가 잘 익은 듯한 수박 한 통을 땄다.
아내가 삼각형으로 잘라 잘 익었는지 본다고 수박에
칼을 대자마자 쫙~ 하며 저절로 쪼개졌다. 그런대로
잘 익었다. 맛을 봤더니 시원하고 아주 달다. 아내의
분부대로 스푼으로 한 잎 크기로 퍼내 용기에 담았다.
쪼갠 수박이나 과일을 랩으로 싸놓으면 좋지않다고
하여 이렇게 보관을 해야한다나 뭐라나?
느리게 사는 여유랄까?
전날 저녁무렵에 이어 아침나절 예초기로 풀을 깎는
작업을 하여서 그런지 점심을 하고 들어와서 쇼파에
앉자마자 졸음이 몰려와 그 자리에 쓰러져서 낮잠을
잤다. 거의 두어 시간을 잤는가 싶다. 피로가 싹 가신
듯이 개운했다. 망중한(忙中閑)을 너무나 잘 즐겼다.
기왕 즐기는 여유, 좀 더 느리게 즐기며 살아가자고
인근 장평에 있는 작은 극장인 "평창 시네마"에 가서
아내와 함께 영화관람을 하고 왔다. 뮤지컬 영화로 잘
알려진 "맘마미아 2"를 봤는데 영화보는 시간 내내
신나서 어깨와 엉덩이가 들썩들썩 했다. 종전 1편도
봤다는 아내도 너무 흥겹고 신이 났다며 흐믓해 했다.
산골살이를 한답시고 그동안 너무 여유없이 살았는데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죽어라 일만 하지말고 조금은
느리게 여유를 가지고 즐기며 살자고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