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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813_3.jpg : 촌부의 단상-마나님의 분부를 잘 받들어야...IMG_20180813_2.jpg : 촌부의 단상-마나님의 분부를 잘 받들어야...IMG_20180813_1.jpg : 촌부의 단상-마나님의 분부를 잘 받들어야...[촌부의 단상]
마나님의 분부를 잘 받들어야...

"아침에 밭에 나가면 상추 한 포기 꺾어오고, 잘 익은
노각이 있으면 하나 따오셔!" 전날 밤, 마나님의 분부
말씀이다. 그러겠노라고 철석같이 대답은 잘 해놓고
다음날 아침, 밭에 나가 이것저것 살피고 뒤적거리다
보면 그 분부의 말씀을 깜빡 잊어버린다. 아침 밭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다가 뭔가 잊은 듯한 것 같아 다시
밭을 돌아보며 "마나님이 뭐 따오라 캤는데 뭐더라?"
큰밭을 둘러보면서 "방울토마토는 이미 땄고, 수박과
참외는 아직 멀었고, 고추도 아니고 호박도 아니고..."
작은 밭으로 오다가 덩그러니 몇 포기 있는 봄상추와
그 옆쪽 밭가에 있는 노각 넝쿨 모습을 보고 웃는다.

"맞다! 맞아! 상추하고 노각을 따오라 캤구나!ㅎㅎ"
쫑대가 올라온 봄상추를 정리하며 아까워 몇 포기를
남겨두었다. 나름 관리를 잘하여 아직까지 봄에 심은
상추를 따먹는다 하면 "여태까지 봄상추가 있냐?"고
하며 놀란다. 봄부터 아내가 밑쪽 부분부터 차근차근
상추잎을 따서 진무른 것이 없이 지금까지 온 것이다.
무엇이든 관리를 잘하면 오래 가고 잎채소 같은 경우
오랫동안 싱싱한 것을 따먹을 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제 거의 끝물이고 하여 지금은 아예 한 포기씩 꺾어
쌈보다 주로 겉절이를 해서 먹는다. 요즘 끝물 상추는 
하얀 진액이 많이 나온다. 이 진액은 스트레스 완화와
신경안정 효과가 있으며, 불면증 감소에 좋은 효능이
있어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한 수면에 도움 준단다.

그렇게 많이 열리던 오이는 이제 서서히 넝쿨이 거의
끝부분만 잎이 남아 있다. 오이가 열려도 이내 노각이
되고 만다. 하지만 노각 넝쿨은 아직도 싱싱하게 남아
커다란 노각이 몇개 달려있다. 같은 날 심은 모종이고
같은 오이 종류인데 자라는 것이나 열리는 것은 물론
크기도 아주 다르다. 아내의 베스트 반찬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노각 무침이다. 그 옛날 어릴 적 할머니께서
해주셨던 노각 무침을 잊지 못한단다. 이 노각 무침은
아내의 소중한 옛 추억을 간직한 그런 반찬인 것이다.
서너 개 중에 가장 큼지막한 것을 땄다. 크기가 정말
크다. 묵직하여 집에 들어와서 재봤더니 36cm이다.
올해 수확한 노각 중에 가장 크다. 싱글벙글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는 촌부도 함께 웃었다.

간밤에 비가 내렸나 보다. 안개가 자욱하고 물기가
촉촉하다. 밭에 나갔더니 이내 바지가랭이가 젖는다.
토시도 금새 젖어 버린다. 잠든 사이 소리없이 내린
비가 얼마나 내렸을까? 밭을 살피면서 돌아다니다가
궁금하여 날씨 정보를 검색해 보았더니 우리 고장엔
5mm가 내렸단다. 이 정도 비라도 좋다. 밭에 물을
주는 수고로움은 덜어주는 고마운 비, 감사한 비...
선선하다고 해야 하나, 상쾌하다고 해야 하나? 비가
내린 아침 공기는 달다고 해야겠지? 그래도 한낮엔
또 폭염이 이어진다 하지만 제아무 찜통같은 폭염도
머잖아 물러가겠지 싶은데... 촌부의 바람일 뿐인가?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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