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런 걸 위대한 생명력이라 했던가?
집입구에 자작나무 한 그루가 돌틈에서 자라고 있다.
기억하건데 아마 4~5년은 된 것 같다. 하루에도 셀
수없이 왔다갔다 하며 지나 다니는데 잡초들 사이에
자라난 이 나무를 그 당시에는 대수롭지않게 생각을
하고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그해 늦가을에 잎이
지고 난 후에 앙상한 모습이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얼마든지 자랄 수가 있는 땅이 충분한데 하필이면 왜
흙이 있는지 없는지 분간할 수도 없는 이 돌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을까?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고 일부러 억제를 하고 절제 시키며 기르는
분재(盆栽)같은 모습이다. 일부러 이렇게 기르는 줄
알겠지만 누가 봐도 영락없는 자연 분재 처럼 보인다.
건너편 커다란 자작나무에 씨앗이 날아와 싹이 트고
잎이 나서 이렇게 자라고 있는 것으로 추측이 된다.
가만히 밑둥을 살펴보았더니 뿌리를 내린 데 이끼가
끼여 있다. 이 이끼가 나무가 자라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극심한 가뭄에도 잘
견디고, 찜통같은 폭염에도 꿋꿋하게 살아 남았다.
그다지 성장 속도는 정상적인 자작나무의 성장 속도
보다 많이 더딘 것 같다.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며 잘
자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보는 느낌은 안타까운
생각과 대단하다는 생각이 함께 교차한다. 그렇지만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수밖에...
이런 것을 두고 위대한 생명력이라고 했던가?
아무래도 이제 산골은 찬바람이 난 것이 아닌가 싶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여 창문을 닫아야 할 정도이다.
아직도 한낮엔 폭염이지만 서산으로 해가 지고나면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너무 성급한 생각인지 몰라도
이렇게 여름도 서서히 돌아설 채비를 하는 듯한데...
너무나 힘들고 지루하고 많이 지쳤던 유난스런 올해
여름이었기에 하루라도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이 촌부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오늘과 내일도 또
소나기 소식이 있다. 비가 내려 폭염을 잠재웠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