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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808_5.jpg : 촌부의 단상-이렇게 기쁠 수가...IMG_20180808_4.jpg : 촌부의 단상-이렇게 기쁠 수가...IMG_20180808_3.jpg : 촌부의 단상-이렇게 기쁠 수가...[촌부의 단상]
이렇게 기쁠 수가...

절기상으로 입추(立秋)였던 어제도 찜통같은 폭염의
기승은 이어졌다. 폭염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그나마 시원한다는 이 산골도 한낮으로는 거의
35도 가까운 기온을 기록하는데 다른 곳은 오죽할까
싶다. 온 나라가 폭염에 지치고 가뭄에 몸살을 앓고
있으니 큰일이다. 이렇게 찌는 듯한 더위에는 일을 할
수가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한낮은 피해서 해야한다.

아침나절 원고를 쓴답시고 노트북을 앞에 놓고 앉아
끄적거리고 있는데 아내가 "오늘 봉평 5일 장날인데
엄마 모시고 장구경 좀 하고 점심이나 먹고 옵시다."
라고 했다. "그러세! 그나저나 장에 뭐 볼 것 있을까? 
휴가철이라 관광객들로 꽤나 붐빌텐데..."라고 하고
"엄니 준비하시라고 했나?"했더니 "당신 쉬는 날은
외출하는 날이라 벌써 나갈 준비하고 기다리실걸?"
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랴부랴 챙겨 입고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장모님께서는 준비하고 사위와 딸이
언제쯤 나오나 하고 문앞에 서서 기다리신 눈치였다.
봉평장에 도착했더니 평소 장날에 비해서 사람들이
많았다. 역시 휴가철이라 관광객들로 붐비는 것 같다.
대충 장을 보고나서 읍내를 벗어나 이웃마을 스키장
가는 길목에 있는 음식점으로 갔다. 가끔씩 장모님을
모시고 가는데 주로 생선구이를 드시던 장모님께서
촌부가 즐겨먹는 내장탕을 한번 드시고 싶다고 했다.
양이 많아 덜기는 하셨지만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니
그동안 사위가 먹는 것을 보고 먹고 싶으셨나보다?
눈치없는 사위와 딸이라서 너무 죄송스러웠다.

늦은 오후 텃밭농사 환상의 복식조가 밭으로 나갔다.
오늘의 할 일은 밭에 물주기... 이제 물주기 외는 딱히
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비가 내리지않아 걱정이라
하루 한번씩 해질녘에 이렇게 물을 주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촌부가 호스를 잡고 밭고랑을 헤집고 다니며
물을 주면 아내는 뒤에서 긴 호스가 농작물에 닿아서
손상을 입힐까봐 당겨주는 것이다. 손발이 잘 맞는다.
산골 부부는 비록 이렇게 하는 것은 힘이 들기는 해도
나름 웃으며 즐겁게 함께하는 일이라서 즐기며 한다.

거의 물주기를 마칠 무렵 인근으로 휴가를 오셨다는
누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봉평에서 장구경 마치고
우리집으로 출발하신다고... 예전에 함께 일을 했던
누님이고 2년 전 우리집에 한번 다녀가신 적이 있어
위치는 잘 알고 계신다. 물주기를 끝내고 뒷마무리를
하는데 도착을 하셨다. 일을 하던 후줄근한 모습으로
맞이하여 죄송했지만 산골살이를 하는 것이 다 이런
것이니까 이해를 하셨겠지? 우리집에서 시골밥상을
차려 드셨으면 했는데 누님께서 아내에게 꼭 고기를
대접해야 한다고 했다. 2년 전 오셨을 때 시골밥상을
차려 드렸는데 맛있게 드신 기억이 오래 남으셨다며...
함께 오신 부군이신 형님과 손자 아이들 둘과 함께
인근 음식점에서 평창 한우로 저녁을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아내는 이렇게 오신 손님을 대접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대접을 받았으니 어쩌냐며 죄송함과
감사함을 어떻게 인사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누님 부부께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수밖에...

함께 일을 했던 누님 식구들과 만나서 너무 기뻤고,
즐거웠는데 집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후 밖에 후드득
거리는 소리가 나서 나갔더니 바로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 어찌나 반갑고 기쁘고 좋았는지 몰라서 그냥
비를 조금 맞았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와 주방에 있는
아내에게 소리쳤다. "여보! 비온다! 빗줄기가 거세네."
아내도 놀라며 "예보에도 없더니 비가 온다고?ㅎㅎ"
그리고는 "비올 줄 알았으면 밭에  물 안주는 건데..."
"아냐! 뿌리에 줬으니 줄기와 잎도 샤워를 해야지?"
그렇게 반가운 소나기는 아쉽게도 한 30분 정도를
내리다가 그치고 말았다. 그나마 고마운 하늘이다.

오늘 아침은 어젯밤 잠시 내린 소나기 덕분에 아주
촉촉한 아침을 맞이하여 기분이 상쾌하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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