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어느새 8월이 와 버렸네!
111년 만의 엄청난 폭염에 녹아 흘러가 버린 7월은
그냥 가지않고 더 지독한 폭염과 열대야를 다음 주자
8월에게 바톤을 넘겨주었다. 물려줄 게 그렇게 없어
가마솥 더위를 물려주고 갔을까? 한 줄기 소나기라도
내려주고 갈 것이지! 온 나라가 찜통 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큰일이다. 더위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도
사람들이지만 타들어가는 논밭의 농작물도 걱정이다.
폭염에 타는 듯한 농심, 농부님들 시름을 어이 할꼬?
그나마 촌부가 사는 이곳 산골은 아직까지 그런대로
좀 나은 편이다. 다른 지방은 폭염과 열대야로 인해
축 늘어져 버린 농작물이나 화초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못해 내게 닥친 아픔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다. 비소식은 언제쯤 있으려나?
폭염과 열대야를 피해 산골집에 다니러 왔던 아우네
식구들이 다시 각자의 삶터로 모두 돌아갔다. 모두들
가자마자 얼마나 더운지 산골집 생각이 난다고 했다.
한낮에는 이곳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지만 열대야가
없으니 그럴만도 하겠지? 며칠간 조카 딸내미를 비롯
식구들이 많아 떠들썩하게 지냈었는데 모두 가고나니
다시 적막강산이라 장모님께서 가장 허전하신 듯하다.
한낮에는 더위 때문에 일을 못하니 나가서 점심이나
먹고 오자고 하셨다. 은행에서 볼 일도 보고, 마트에도
들리고, 봉평장 골목에 있는 단골 채소가게도 들렸다.
아내가 연로하신 장모님 손을 붙잡고 걷는 뒷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며 걷다보니 마음이 짠했다.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큰 딸내미의 부축없이도 잘 다니셨는데
이제는 걸음이 많이 불편하셔서 걱정스러운 것이다.
비록 딸내미의 손을 잡고 다니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이렇게 다니실 수가 있음이라 다행이긴 하다.
엄마와 딸이 정답게 손을 잡고 걷는 이 모습을 오래
오래 보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바깥은 푹푹 찌는 듯한 더위지만 집에 들어와 있으면
시원하다. 점심을 먹은 후라서 식곤증인지 외출하고
들어와서 그런지 노곤하면서 눈꺼풀이 내려앉았다.
그래! 낮잠이나 한 숨 때리자! 에어컨 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데크 통창쪽으로 자리 잡고 쇼파에
누웠더니 이내 단잠에 빠져 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일어나 보니 저녁무렵이다. 선선할 때 밭에 나가 일을
좀 할까 하다가 늦잠으로 아침에 수확을 못했으니까
이것저것 수확을 하기로 했다.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따고, 자소엽 잎을 꽤 많이 땄다. 들깻잎처럼 쌈으로
먹기가 좀 거북하다며 잎을 데쳐 나물로 무쳐서 먹어
보겠다며 좀 따 오라고 했다. 참외밭으로 가서 노랗게
잘 익은 참외 세 개를 따고, 수박 덩굴. 잎을 뒤적거려
보았으나 많이 따 먹어 그런지 아직 딸 것은 없었다.
열려서 자라고 있는 것은 꽤 많이 잎에 숨어 자란다.
호박밭으로 갔다. 그새 많이 열리고 자라 딸 것이 꽤
많았다. 들고 나오는 비닐봉지가 무겁다. 청양고추를
몇 개 땄다. 한 끼 먹을 양이다. 매운 것을 못 드시는
장모님과 아내를 위해 맵지않은 연한 고추도 좀 땄다.
수확한 것을 밭가에 놓고보니 뿌듯하고 기분이 너무
좋다. 그렇게 많이 땄냐며 "채소 장사해도 되겠네!"
라고 말하는 아내도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아내에게
산골집에 다니러 왔던 아우들에게 챙겨 보냈느냐고
물었더니 알아서 했으니 걱정하지 말란다. 늘 수확을
하면 양가의 아우들 생각을 하는 아내와 촌부이다.
참으로 부러운 인생삶이네그려 우리 외슥모님은 올해 104세인데 정정하시다네 마음정성으로 잘 모시고 챙겨드리시게나 나도 두 딸 결혼하면 내고향 양평 서종면 내려가서 자연인이 되고 싶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