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왜 이렇게 궁금하지?
요즘 틈만 나면 산골 부부의 발걸음은 그냥 자연스레
큰 밭에 수박과 참외가 자라고 있는 곳과 노각이 익고
있는 작은 밭으로 향한다. 사람은 누구나 뭔가 기대를
하는 곳으로 마음이 쏠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촌부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일까? 아무러면 어떤가?
마음이 시키는 대로 발걸음을 옮겨 거기서 즐거움을
찾고 보람을 느끼는 것이 힐링이겠지 싶다. 산골살이
특혜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산골 부부의 일상이다.
언제쯤 다 익는 것인지 궁금한 수박
요즘 산골 부부의 최대 관심사는 수박이다. 그래서 맨
먼저 수박밭부터 살피기 시작한다. 지난 봄에 모종을
구입할 때 순지르기를 할 필요가 없다기에 신기했던
기억이 새롭다. 덤으로 한 그루 더 얻은 것을 포함해
일곱 그루를 밭에 심었는데 핸드볼 공 만한 것이 7개,
자그마한 것 여러개, 꽃받침에 밑에 달린 것등 촌부네
수박밭은 다양한 모습이 펼쳐져 산골 부부 눈요기로
안성맞춤이다. 그저 심어놓기만 했을 뿐인데 둥그런
수박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익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본전치기를 하고 남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머잖아 수박을 맛있게 먹는 것은 덤이라고나 할까?
어째 표현이 좀 그렇다. 주객전도(主客顚倒)라 해야
할까, 객반위주(客反爲主)라고 해야 할까?ㅎㅎ
언제쯤 먹게 될런지 궁금한 참외
수박밭 옆의 참외 밭은 더 재미있다. 이 또한 모종을
살 때 한 그루 덤으로 얻은 것을 포함해 일곱 그루를
심었는데 수박보다 더 많이 열렸고 꽃이 피며 열린다.
참외 덩굴이 어찌나 무성하게 뻗어가며 꽃을 피우고
열매인 참외가 열려서 잎파리 사이에 숨어 밭두둑에
떡하니 누워 노랗게 익어가는 참외, 그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 좋다. 보는 기쁨도 너무 좋은데 노랗게
잘 익은 달짝지근한 참외를 따서 통째로 깎아 한 입에
콱~ 베어 먹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인다.
언제쯤 따야 하는 것인지 궁금한 노각
같은 오이라도 종류에 따라 자라는 것이 다른 것 같다.
해마다 심는 다다기 오이는 올해도 많이 수확을 하고
있다. 아내가 여름날 좋아하는 베스트 반찬 중 하나인
노각 무침을 올해는 우리가 기른 노각으로 해먹게 될
것이다. 일반 오이가 잘 익은 것을 노각(老角)이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모종이 따로 있어 세 그루를 심었다.
노각은 처음부터 열리면서 일반 오이와 달리 통통한
모습이더니 금새 큼직하게 자라고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한창 꽃이 피며 열리는 것도 있고 처음 열렸던
2개는 머잖아 따야 할 것 같고 두 번째 열린 것과 그
다음 열린 것이 차례로 자라며 익겠지? 언제쯤 따야
할까? 아내가 잔뜩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한 열흘 후에 멀리 나가 사는 산골 식구들이 온단다.
그땐 수박, 참외 파티를 할 수 있겠지? 특히 선생님이
된 친딸같은 조카 딸내미가 방학이라 정말 오랜만에
휴가를 겸해 산골집에 다니러 온다고 하는데 잘 익은
수박과 참외를 실컷 먹게 해야할텐데... 그러고 보니
오늘따라 부쩍 예쁜 조카 딸내미가 많이 보고싶네.
비록 친딸은 없지만 이럴 때는 딸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