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늘 요즘만 같아라!
장맛비가 내리는 날에도, 햇볕이 따가운 날에도 우리
부부는 저녁무렵 함께 큰 밭, 작은 밭을 한바퀴 돈다.
촌부는 이미 이른 아침에 "밤새 안녕"하냐며 한바퀴
돌지만 아내는 촌부가 있어야 함께 밭작물 살펴보는
걸 하게 된다. 혼자 밭에 나가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저녁무렵 집에 오자마자 배낭을 벗어 던지고 밭일을
나갈 채비를 하며 "밭에 나갈란다."라고 하면 아내는
"잠깐만! 나도..."라고 하면서 따라 나서는 것이다.
우선 큰 밭부터 시작, 그물망 출입문 열고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요즘 한창 열리면서 키가 부쩍 자라버린
방울토마토가 반기고, 그 옆 밭가 한 이랑은 줄콩이
무럭무럭 자라서 이미 지지대 끝까지 매어준 줄을
타고 올라갔다. 더 이상 타고 갈 줄이 없으니 어떻게
될런지는 두고 볼 일이다. 왼쪽으로는 뒤늦게 심은
들깨 두 이랑, 자소엽 한 이랑, 대파 한 이랑이 차례로
자리하여 잘 자라고 있다. 가운데 넓게 쥐눈이 콩과
메주콩을 심었다. 현재까지는 아주 실하게 자란다.
밭가 왼쪽으로는 땅을 기는 덩굴성 작물을 심었다.
입구부터 수박을 심었더니 덩굴이 무성하게 뻗었다.
그 뿐인가? 꽃도 많이 피고 가장 먼저 열린 수박은
이미 핸드볼 공보다 더 크게 자랐다. 그런데 새로운
신품종이라고 하여 순지르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데
아무래도 일반 수박은 아닌 것 같다. 애플 수박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아뭏든 모종을 심어
놓고 열매가 달리면서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무척이나 즐기는 아내와 촌부이다. 그 다음 또 있다.
바로 지난해 실패했던 참외이다. 수박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많이 열렸는지 모른다. 잎사귀를 들춰보면
녹색 참외가 꽤나 많이 보인다. 아내의 말을 빌리면
"참외가 뒤굴뒤굴 거리고 있네!"라고 하며 좋아한다.
이미 몇 개는 색깔이 변해가고 있다. 익는 중이겠지?
지금 열린 것만 제대로 익는다면 올해는 참외를 실컷
먹게 될 것 같다. 그 다음 차례는 호박이다. 마을에서
얻어다 심은 것도 있으메 장에서 사다 심은 모종까지
합치면 종류가 다섯 종류는 되는 것 같다. 애호박을
몇 개 따다 먹었고 그냥 익히기도 그런 종류는 따서
상추와 함께 두번씩이나 함께 일하는 분들게 드렸다.
자고나면 부쩍 자란다. 매일 수확의 기쁨을 맛본다.
그 다음은 브로콜리를 몇 그루 심었다. 이미 자라고
피어 잘라다 먹었다. 특히 아내가 좋아하는 채소이다.
여성들에게 좋다고 하여 해마다 몇 그루씩을 심는데
벌레들도 좋은 채소임을 아는지 청벌레가 많이 끼는
채소이다. 농약을 치지않으니 일일이 손으로 잡는다.
그 옆은 모두 청양고추와 고추를 심었다. 돌려심기를
하느라 올해는 고추를 맨 안쪽에 콩을 심었던 자리에
심었더니 무척 실하게 자라고 있다. 방아다리 윗쪽에
하얗게 꽃이 피면서 고추가 달리기를 시작하고 있다.
올해부터 이 밭의 고추는 따지않고 붉은 고추로 익혀
본다는 아내의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해마다 사다가
먹는 태양초는 아내의 수고로움이 있기는 하겠지만
올해부터는 우리 것으로 자급자족을 할 수 있겠지?
큰 밭 마지막 줄콩 끝에는 뒤늦게 완두콩을 심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콩이라서 씨앗을 사다가 조금 심어
보았는데 잘 자라서 묶어준 줄을 타고 오르며 하얗게
꽃이 피기 시작했다. 처음 심어서 길러보는 것이라서
그런지 연신 신기하다면서 살펴보는 아내, 그 모습을
보는 촌부도 흐믓하여 미소를 짓는다.
이제 집에서 가까이 있는 작은 밭이다. 여기도 종류가
제법 된다. 상추 네가지 종류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상추와 다른 품종이 가장 많고 청상추, 적상추 두종류
인데 워낙 많이 심어서 여러군데 지인들이나 도시의
아우들까지 나눠 먹고 있다. 나눔의 기쁨을 안겨주는
주인공이 바로 이 상추이다. 상추 다음에 쑥갓을 조금
심었고 같은 이랑에 방울양배추를 처음으로 꽤 많은
양을 심었는데 이 녀석들은 청벌레가 생겨 손이 꽤나
많이 간다. 틈만 나면 밭에 들어가 맨손으로 잡아낸다.
이 또한 농약을 치지않은 결과이다. 건강한 먹거리로,
안심 먹거리로 기른다는 촌부의 고집이니 어쩌겠나?
이렇게 해서 제대로 수확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밭가 쪽에는 덩굴성 농작물인 오이를 두 종류 심었다.
다다기 오이와 아내가 좋아하는 노각을 조금 심었다.
다다기는 그동안 꽤나 많이 땄다. 거의 매일 몇 개씩
따는데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
150개 가까이는 족히 딴 것 같다. 원주에 나갔을 때
마트에서 봤는데 2개를 넣은 한 봉지에 1,500원을
써놓은 것을 보고 놀랬다. 그동안 딴 걸 계산 해보면
150÷2×1,500=112,500원 이미 꽤 많이 땄으니
본전을 하고도 한참 남는다. 다다기 오이와 함께 심은
노각은 이제서야 열리기 시작한다. 어제 보니 두어개
열렸는데 확실히 일반 오이와는 많이 다르다. 어려서
부터 오동통하게 시작을 하는 것이다. 처음 심어봐서
더 기다리며 눈여겨 봐야겠다. 오이 옆에 파프리카를
몇 그루 심었는데 이제 꽃이 피고 있다. 그 이랑 끝에
가지를 다섯 그루 심었다. 아직까지 자라는 중이라서
그런지 지금까지 서너 개를 따서 먹은 것이 고작이다.
하나 둘 나열을 하다보니 꽤나 많은 종류를 기른다.
이렇게 우리 부부는 함께 텃밭살피기를 하며 산책을
즐긴다. 모종을 심거나 씨앗을 뿌릴 땐 너무 썰렁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렇게 잘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커가면 하루하루 달라지는 그 변화를 살피는
느낌이 너무 좋다. 보는 것 뿐이겠는가? 수확을 하며
손맛을 보게 되고 또 그 싱싱한 안심 먹거리를 먹게
되니 입이 호사를 누린다. 바로 텃밭농사의 보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