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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626_5.jpg : 촌부의 단상-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IMG_20180626_4.jpg : 촌부의 단상-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IMG_20180626_3.jpg : 촌부의 단상-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IMG_20180626_2.jpg : 촌부의 단상-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IMG_20180626_1.jpg : 촌부의 단상-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촌부의 단상]
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

아침 6시쯤 드디어 산골에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 간절한 비였는지 모른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아침, 내리는 빗소리까지 보태져
귀가 호강을 하고, 눈이 호사를 누리고, 촌부 마음은
더 없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오늘을 시작하고 있다.

어제 저녁 무렵 일이 좀 많아 한시간 가량 늦게 집에
왔다. 촌부는 중앙통로를 따라 집으로 올라오지 않고
늘 바베큐장을 거쳐 뒷길을 따라 큰 밭가 길을 따라
이것저것 살피며 오는 버릇이 있다. 큰 밭가에 이르러
밭을 살피려는데 아내가 콩밭에서 김을 매고 있었다.
조금 놀려주고 놀래켜 줘야겠다는 개구쟁이 심보가
발동하는 것이 아닌가? 뒷감당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흠! 쾍쾍쾍..."하고 기침소리 내면서 넵다 괴성을
질러댔더니 김을 매고 있던 아내가 화들짝 놀래면서
"뭐야! 멧돼지 내려온 줄 알고 기겁했잖아! 어이~씨!"
"혼자 뭐하노? 함께 하자고 했더니마는..."
"당신 올 시간이 다 되어 가길래 나왔지요."
"아직 더운데... 힘들제? 기다리라. 금방 나올께!"
"천천히 시원한 물이나 한잔하고 나오셔!"

집에 들어와 밭일 복장으로 바꿔입고 밭으로 나갔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마음이 급해진 아내가 잡초로
무성한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김을 매고 있었던 것...
며칠전부터 시나브로 잡초들과 씨름을 하고 있었는데
보다 못한 아내가 호미를 들고 나선 것이다. 함께 김을
매기로 하고 했는데 한시간 가량 늦게 왔더니 그새를
못 참고 혼자 밭에 나간 것이다. 워낙 날씨가 무더워서
낮에는 하기가 힘든 일이라 아침 저녁으로 선선할 때 
촌부가 시나브로 하고 있는 일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에 아내의 마음이 급해진 모양이다. 그렇잖아도
가뭄에 힘들어 하는 모습의 농작물을 보는 산골 부부
마음도 함께 타들어가는 것인데 잡초들까지 밭고랑을
차지하여 콩이며 고추, 토마토, 호박, 상추, 오이, 수박,
참외, 호박, 가지..밭작물의 모자라는 수분이나 양분을
빼앗아 먹고 있으니 미울 수밖에 없었다.

텃밭농사 환상의 복식조가 한고랑씩 맡아서 호미질을
시작하였다. 온갖 종류 잡초들은 사냥 나온 산골 부부
호미질에 기겁을 하며 팍팍 쓰러져 뽑혀 나왔다. 너무
가뭄이 심해서 그런지 밭고랑 흙이 매말라 딱딱하게
굳어 호미가 튕겨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도 뿌리 내려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콩밭 매는
아지매는 이마에 콧등에 땀이 송송 맺히고 등짝으로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고 하면서도 열심히 호미질을
하였다. 플라스틱 통에 가득찬 뽑은 잡초는 퇴비장에
갔다 버려 썩힌다. 통을 비우는 사이 잠시지만 아내를
쉬게 하고 밭을 나가 퇴비장을 왔다갔다 몇 번을 했다.
어느새 해는 서산으로 꼴딱 넘어가 버리고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고추밭 네 고랑이 남아 있지만
더 이상 일하는 것을 무리였다. 비가 내리려고 하여서
그랬는지 날파리, 깔따구가 어찌나 마구 얼굴에 달려
드는지 그 녀석들이 귀찮아서도 일을 멈춰야만 했다.
아내가 쪼그리고 앉아 일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을
했지만 본인이 해보겠다기에 함께 했는데 많이 힘든
기색이 역력하여 멈췄다. 그리고 그 나머지 네 고랑은
오늘 아침 5시에 일어나서 깔끔하게 마무리를 했다.
일을 마치고 났더니 고맙게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단비가 내리는 아침, 
촌부도 산골 아낙도 너무 기쁘고 흡족한 마음이다.
우리가 이런데 하물며 목말라 힘들어 하던 농작물은
얼마나 좋아라 할까 생각하니 더욱 더 즐겁고 흐믓한
마음이다. 기쁜 마음에 우의도 없이 비를 맞으며 밭을
둘러 보았다. 잡초를 모두 뽑아 깔끔해진 밭고랑이며
촉촉하게 내리는 비를 맞고 생기를 되찾은 밭작물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촌부의 마음은 너무나 기쁘다!
녀석들이 방끗 웃으며 이렇게 인사를 하는 것 같다.
"주인님! 잡초를 뽑아주어서 고맙습니다. 하늘에서는
단비를 내려주어 너무 감사하구요. 잘 자라 주인님을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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