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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615_2.jpg : 촌부의 단상-아욱과 오디IMG_20180615_1.jpg : 촌부의 단상-아욱과 오디[촌부의 단상]
아욱과 오디

벌써 사나흘 소나기가 내릴 듯 말듯 하더니 
결국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에 그치고 말았다.
시원스레 한바탕 내려주었으며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저 비를 기다리는 촌부나 농작물의 바람일뿐이다.
그렇다고 가뭄이 들어 농작물이 자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다지 걱정을 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내리는 이슬을 먹고 자라주는 녀석들이 대견하다.
이럴 때 한번쯤 시원하게 비를 뿌려주면 좋을텐데...

어제 저녁무렵에 아내와 함께 텃밭산책을 하다가
밭고랑 멀칭 틈새를 비집고 나오는 아욱을 발견했다.
"씨를 뿌리지도 않은 아욱이 또 나오네."
"여기저기 제법 많은데... 뽑아서 한군데로 모으세!"
그 길로 아내는 모종삽을 들고 밭고랑 사이를 돌며
군데군데 자라고 있는 어린 아욱을 뽑기 시작했다.
들깨를 심으려고 비워둔 밭두둑 한 곳에 심기로 했다.
아내가 아욱 모종을 심는 사이에 촌부는 물을 떠왔다.
비가 내릴 듯 말듯 하였지만 모종을 심을 때는 비가
와도 물을 듬뿍 주는 것이 활착을 위해서 좋으니까.
아욱국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내는 해마다 아욱잎을
따서 냉장보관을 해두고 먹을 정도로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지금껏 이곳에서 아욱을 사서 먹은 적은 없다.
해마다 이렇게 밭고랑에서 자연스럽게 나와 자라는
아욱만으로도 우리가 먹을 양은 충분하다. 언젠지도
모르는 아주 오래전 밭에 아욱을 한번 심은 적이 있다.
그 이후 씨앗이 떨어져 밭고랑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해마다 그 아욱들을 그냥 그대로 자라게 두거나 이번
처럼 한군데로 옮겨서 기르기도 하는 것으로 우리가
먹을 만큼 아욱잎을 충분히 수확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 있을텐데 잘 생각이 안 나네.

아침에 단지를 한바퀴 돌다가 산뽕나무를 올려다봤다.
우와~ 오디가 새까맣게 열려 익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나 따서 입에 넣었더니 엄청 달다. 이제 막 시작인듯
아직 덜 익은 것도 군데군데 많이 달려있다. 여느 해의
오디보다 올해는 더 굵고 튼실한 것 같다. 견물생심이
동하네. 오늘 저녁엔 바닥에 비닐을 깔아놓고 오디를
털어야겠다. 이 오디는 장모님께서 무척 좋아하셔서
오디가 익을 무렵이면 이 산뽕나무 밑의 얕은 가지를
당겨서 오디를 따서 드시면서 입이 시커멓게 되는 줄
모르고 좋아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초봄에 나무
정리작업을 하면서 가지치기를 하여 올해는 장모님의
손이 닿을 만한 가지가 없으니 따 드려야 할 것 같다.
나무는 엄청 큰데 워낙 열매가 잘아서 손으로 하나씩
따려면 성가시다. 그래서 바닥에 넓은 비닐을 깔은 후
나무에 올라가 긴 막데기로 가지를 두들기면 후두득
익은 오디가 떨어진다. 그것을 하나씩 손질하면 된다.
가끔 벌레도 나오고 덜 익은 것과 잎파리, 잔가지를
골라내는 작업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것이다. 그 일은
아내의 몫인데... 오디는 요긴하게 쓰인다. 잘 손질해
생과일로 먹기도 하고 쨈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냉동
시켜 두고두고 우유에 넣고 갈아서 먹기도 한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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