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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우린 이렇게 산다!


2026년 5월 10일 일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스무나흗날


세월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이 산골의 계절 흐름은 왜 이럴까?

미련많은 겨울이라고 표현함이 참 어색하다.

아직 이른 아침 서리가 내려서 하는 말이다.

오늘 아침도 여전히 서리와 함께 하루를 연다.

기온은 어제보다는 조금 올라가 영상 2도이다.

언제쯤 아침 기온이 두 자릿수로 올라갈까?

장기예보에는 내일, 모레 비가 내리고 나서야

차츰 아침 기온이 두 자릿수가 될 것이라 한다.

무시를 못하는 것이 사람들 오랜 경험치인가?

오랜 세월동안 이곳 산골을 지켜온 사람들은 

5월 중순이 지나야 서리가 그치게 되는 시기,

본격적인 봄이 오고 농사시작이라고 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봄은 산골 사람들 곁에 왔고 

하루가 다르게 색깔을 바꿔가면서

무르익어가는 산골의 봄이 참 좋다.

참 아름다운 산골의 봄이다.

참 싱그러운 산골의 봄이다.

참 좋은 산골의 봄이다.


푸르디푸른 하늘색 청명해 좋고

햇살이 내리쬐도 따스해서 좋고

바람이 불어도 훈풍이라서 좋고

아름답고 예쁘게 핀 꽃들이 좋고

연두연두, 초록초록 나뭇잎 좋다.

이 좋은 계절은 산골의 봄날이다.

이제 머잖아 바빠져도 좋은 봄이다.


주말 이틀간 이서방을 도왔다.

펜션 데크 재시공 한다기에 모처럼 합을 맞췄다.

이서방은 기술자, 촌부는 보조이지만 서로 말을

안해도 눈빛만 보면 서로를 알 정도로 잘 맞는다.

26년 전부터 이곳에서 함께 생활을 시작하면서

늘 그랬으니 서로 합이 척척 맞는 것은 당연하다.

오전에는 철거한 방부목 손질을 하느라 바빴다.

촌부는 방부목에 수없이 박힌 못을 다 제거하고

이서방이 이어 사포질로 말끔히 때를 제거했다.

고유가, 고물가 시대에 재활용은 비용절감이다.

오후에는 봄볕이 꽤나 따가워 땀이 날 지경이긴

했지만 방부목으로 밑받침을 시공하고 그 위에다

수평을 맞춰가며 상판을 얹어 가지런히 시공했다.

촌부는 움직임 없게 붙잡고 이서방은 전동드릴로

하나하나씩 피스를 박아 단단하게 고정을 시켰다.

이제 시공한 데크에 오일스텐을 칠하면 끝이 난다.


아내는 모처럼 동서간에 합을 맞춰 일하는 것이

너무 보기좋다면서 간식을 내오고 사진도 찍었다.

처제는 연세 드신 형부가 힘들게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며 연신 인사를 전했고 점심에 비빔국수를

비벼 많이 드시라고 했다. 배불리 양껏 잘 먹었다.

저녁밥상에는 아내가 수고 많았다면서 손수 만든

수제돈가스를 튀겨 내놓았다. 반주도 한잔하라며

소주와 맥주를 꺼내주어 쏘맥으로 피로를 씻었다.

흐뭇하고 뿌듯하고 보람찬 산골의 봄날이었다.

우린 이렇게 산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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