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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417_5.jpg : 촌부의 단상-촌부의 봄날 하루는 짧구나!IMG_20180417_4.jpg : 촌부의 단상-촌부의 봄날 하루는 짧구나!IMG_20180417_7.jpg : 촌부의 단상-촌부의 봄날 하루는 짧구나!IMG_20180417_3.jpg : 촌부의 단상-촌부의 봄날 하루는 짧구나![촌부의 단상]
촌부의 봄날 하루는 짧구나!

햇살이 퍼진 아침에 이런저런 장비와 도구를 챙겼다.
긴 사다리, 엔진톱, 전지가위 두 종류, 낫, 손수레...
도대체 산골 부부 뭘 하려고 챙긴 장비와 도구인가?
봄날을 맞이하여 정원수를 손질해 보기로 한 것이다.
집앞 주목나무, 집으로 올라오는 길가 회양목 그리고
중앙통로옆 옥향이 손질을 해주지 않아 너저분하고
쭈삣쭈삣 돋아난 모습이 너무나 보기에 좋지 않았다.
사람들이 머리손질을 하듯이 정원수도 최소한 일년에
한번 정도는 손질을 해줘야 깔끔해 보이는데 지난해
봄에는 아내의 건강상태가 좋지않아 병원을 다니느라
정원수 손질을 한 해 걸렀다. 정원수의 잔가지와 잎이
중구난방으로 자란 것도 그렇고 설상가상 지난 겨울
폭설이 내려 나무위에 쌓여 얼어붙은 눈을 오랫동안
지탱하느라 수형이 많이 흩어러지고 손상되기도 했다.

뒤늦게 찾아온 산골의 봄날에 날을 잡은 산골 부부는
1일 정원사가 되었다. 우선 촌부는 제멋대로 자라나
너무 보기 좋지않은 주목을 손질하기로 하고 엔진톱
시동을 걸어 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항상 위험이
따르는 엔진톱 작업이라 조심조심 잔가지를 잘라내고
대형 전지가위로 손질을 한 다음 소형 전지가위로 또
마무리했다. 그 사이 아내는 대형 전지가위를 가지고
회양목과 옥향의 웃자란 잔가지를 대충대충 잘라냈다.
촌부는 그 뒤를 따라가며 소형 전지가위로 세밀하게
마무리 손질을 했다. 모든 일이 분업화된 산골 부부의
작업방식이다. 그렇게 1일 정원사 부부의 나무손질은
끝이 났다. 이제 펜션앞과 주차장앞의 주목과 옥향을
손질하는 일이 남아있다. 또 한나절 시간을 내야한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올라 오며 아내가 힘없이 말했다.
"재작년 당신이 손질 해놓은 것을 보고 막내가 이렇게
말했었지요. 밤톨 깎아놓은 것처럼 예쁘다고 했는데...
이젠 오가며 보는 사람이 엄마하고 우리뿐이네."라며
말을 흐렸다. "가끔 집에 올텐데 뭘..."이라고 답했다.

마침 봉평 오일장날이라 정원수 손질을 마치자마자
장모님 모시고 아내와 함께 나갔다. 오일장 구경하고
장도 보고 장모님께서 좋아하시는 바지락 칼국수로
점심을 먹고 들어왔다. 두어시간 외출을 하고 왔더니
피로가 몰려왔다. 오전에 정원수 손질을 하느라 힘이
들었는지 온몸이 쑤시고 뻐근하여 그랬나 보다. 잠시
오수를 즐기자는 것이 피곤에 못이겨 그만 두어시간
낮잠을 자고 말았다. 사실 주목만 손질하고 며칠전에
옮겨놓은 나무를 장작크기로 자르는 엔진톱 작업을
하려고 하다가 정원수 손질에 밀리고 말았던 것이다.
늦었지만 장작용 나무자르는 작업을 하려고 나갔다.
그런데 톱날이 또 말썽이다. 손질용 줄로 톱날을 갈아
한창 자르고 있는데 아내가 새참으로 인절미와 딸기
바나나우유를 만들어 가지고 나왔다. 아내와 둘이서
나무토막을 의자삼아 마주앉아 맛있게 먹었다. 이런
자연스런 모습은 산골살이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통이 큰 나무를 자르려고 했지만 톱날에 문제가 있어
잔가지만 자르다보니 얼마 자르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 버렸다. 촌부의 봄날 하루 해는
참으로 짧구나 하면서 집으로 들어왔다. 몸은 고되도
마음은 뿌듯한 산골 부부의 봄날 하루였다.

오늘도 산골의 아침은 여전히 차갑고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봄날의 아침 기온이 영하 1도라고 하면 다른
고장에 사는 사람들은 믿기지가 않는다고들 하지만
실제 상황이다. 이른 아침의 차가운 기온, 서리 내림
같은 이런 날씨가 한동안 이어지게 되어 우리고장은
고추, 상추를 비롯한 각종 채소를 밭에 심는 시기가
다른 고장에 비해 훨씬 늦다. 거의 5월 중순쯤 되어야
서리가 멈추기 때문에 우리도 안전하게 그때쯤 밭에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을 심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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