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이젠 잣 손질 과정-잣송이 말리기
지난 9월 초부터 두어 달 가까이 잣송이를 주워왔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는 잣송이 줍기를 그만해야겠다.
그동안 잣송이를 꽤나 많이 강탈(?)을 해왔으니 이젠
청설모들의 겨울양식은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 자연에
함께 사는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지금껏 잔뜩 주워다 나르고 최소한의 도리라고 선심을
쓰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너무나 염치없는 변명이다.
그러고 보니 촌부의 잣송이 줍기는 야생동물 청설모와
먹이를 놓고 경쟁을 한 결과인 듯하다. 약(弱)한 자는
강(强)한 자에게 먹힘이란 뜻으로 해석되는 생존경쟁
(生存競爭)의 살벌함을 말하는 약육강식(弱肉强食)
현장이라고 해도 맞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엊그제 읍내에 나가 마지막으로 그동안 주운 잣송이
15kg 한 부대를 수집상에 마지막으로 넘기고 왔다.
거의 두어 달 가까이 꽤나 많은 양의 잣송이를 주워와
내다 팔았다. 지난해 보다 훨씬 적은 양이지만 그래도
꽤나 쏠쏠한 용돈벌이를 하였기에 아주 만족스럽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욕심을 부린다고 하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잣송이 줍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욕심을 낸다고 하여 더 많이 줍는 것도 아니다.
멀리에 있는 잣나무숲까지 잣송이를 주우러 가면 더
많은 양을 얻었겠지만 굳이 그렇게 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내게 주어지는 만큼 그저
욕심없이 받고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마트에 가보면 잣이 꽤 비싸다. 그 비싼 잣을 우리는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산골, 이 자연이 주는 선물이기에 감사한 마음이다.
그동안 잣송이를 주워와 수집상에 내다팔기 전 조금
크고 튼실한 잣송이를 골라서 한 박스를 남겨 두었다.
우리도 잣을 먹어야 하니까. 농민들 처럼 튼실한 것은
내다팔고 남은 것을 먹고 싶지는 않았다. 이젠 돈보다
우리의 건강이 더 중요하고 가장 우선이란 생각에서
그랬는데 너무 이기적인가? 욕해도 할 수 없다. 거의
끝무렵에 골랐는데 조금 더 남겨둘까 하다가 그냥 이
정도만 남겨 놓았다. 사실 송진 묻은 잣송이에서 잣을
한 알씩 뽑아내고, 딱딱한 겉껍질 까고, 속껍질 버니
벗기는 일련의 잣손질을 하는 과정이 여간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힘이 드는 작업이다. 이 일은 주로 아내
몫이라 일을 줄이려고 우리가 먹을 양만 남긴 것이다.
잣송이를 말리려고 박스를 풀어 널었더니 60개 정도
된다. 잘 말려 송진 묻은 껍질을 까면 딱딱한 겉껍질
낱알이 한 송이에 많게는 200여개, 적게는100여개
나온다. 송이가 큰 걸로 골라 놓았으니 꽤 많이 나올
것이다. 하루에 잣 권장 섭취량이 10~15알이라니까
우리부부가 매일 10알씩 먹으면 일년은 먹을 양이다.
●재미삼아 계산식으로 풀어보니...
잣송이 60개, 한 송이당 백잣 평균 갯수 120알
하루 잣 권장 섭취량 10~15알, 섭취 인원 2명
60개×120알÷(10알×2명)=360일 분량이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