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영하 3도, 첫 얼음이 얼었다.
나뭇잎이 이별하는 계절...
이제 늦가을이다!
이 나무, 저 나무
모두 다 단풍이 들었다.
너는 빨갛게, 나는 노랗게...
바람이 분다!
너는 이 쪽으로, 나는 저쪽으로
낙엽이 되어 뚝뚝 떨어진다.
이리로 날리고, 저리로 날리고...
아쉬운 마음이다!
봄날의 새싹, 여름날의 녹음을 거쳐
이젠 울긋불긋 곱게 물든 추풍낙엽이다.
너는 어디로 가니, 나는 어디로 갈까?
이별의 시간이다!
너 어떡하니, 나 어떡할까?
지금까지 한 나무에서 함께 했었는데
너는 저리로 가고, 나는 이리로 간다.
기약없는 이별이다!
잘가라! 나도 잘 갈테니...
영원히 만날 수 없는 나뭇잎의 이별이다.
썩어 땅 속에서나 다시 만나려나?
시인들은 이렇게 노래했다!
가을은 외롭고 쓸쓸한 계절이라고...
나뭇잎의 이별을 보고 그랬을까?
아마도 그래서 그랬나 보다!
단풍이 채 다 들기도 전인데 찬바람이 불고 서리까지
하얗게 내려앉는다. 그냥 두어도 떨어질 낙엽일진데
비에 바람에 서리에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안스럽다.
그저 촌부는 수확을 하는 욕심에 이 가을을 풍성하고
풍요롭고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했다. 나뭇잎이 뚝뚝
떨어져 나가는 아픔은 모른 척하며 자연적 현상이라
여겼다. 그저 그렇겠거니 하면서 낭만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울긋불긋하며, 알록달록하고, 형형색색의
만산만홍을 즐겁다며 만끽하였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의 신세가 된 나뭇잎의 아픔을 그저 좋다고 즐긴
촌부의 모습을 보는 저 나뭇잎들은 이렇게 말했겠지?
"아픔을 기쁨이라고 즐기는 몹쓸 놈의 영감탱이..."
그렇다! 우리네 인간들은 그저 눈에 보이는 풍광만을
마음이 아닌 눈으로 받아들이는 단순함을 가진 것은
아닐까? 자연적인 현상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눈으로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느끼는 섬세함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않을까 싶다.
오늘은 올가을 들어서 처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첫 얼음이 얼었다. 아침 6시 영하 3도의 기온을 기록
하고 있다. 복실이 물그릇에 살얼음이 바짝 얼어있다.
지붕에는 마치 눈이 내린듯 온통 하얗게 서리가 내려
앉았다. 꽤나 쌀쌀하다. 아니다! 코끝이 찡하며 춥다.
허허~ 이거 어쩌나? 마음이 바빠지는 걸...
어느새 24절기 중 열여덟 번째 절기인 상강(霜降)이
어제였다. 상강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시기를
뜻하지만 이미 이 산골은 서리가 내린지 오래 되었고
오늘 아침에는 영하의 기온, 하얀 서리, 첫 얼음 얼어
3종 세트로 늦가을이라기보다 초겨울에 더 가깝다.
상강 무렵엔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에 접어든다. 농촌에서는 추수를 마무리해야
하는 때라서 눈코 뜰 새가 없이 바쁘다. 촌부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자고나면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일이다. 이 나이에 무슨 일 복이 왜 이렇게도 많은지
모르겠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니 이렇게 말해야겠지?
"내 탓이오! 내 복이오!"라고...
자연에 사는 사람들은 가을이 제일 바쁘지.. 수확도 있지만 집 정리도 있으니..
나도 얼마전 밤수거 하느라 고생했는데 이제는 대추와 은행이 기다리고 있네.
그리고 낙엽들. 난 낙엽이 정겨운데 울 어머니는 항상 걱정하신다.
불 날까봐. 젊었을때 화재를 겪어 봤기에.. 어머니는 쓸어 버리시고. 난 그냥 두라고 하고..
ㅎㅎㅎ. 올해는 어쩌시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