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아침을 좋아하는 이유...
누가 뭐래도 촌부는 아침형인간이라서 그런지 아침이
좋다. 이른 아침 일어나면 산새들이 지저귀며 반기고
간밤에 내렸던 이슬이나 서리가 녹아내리는 촉촉함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아침이 아니면 이런 것을 느낄
수가 있겠는가? 딱히 담아서 올 것도 없지만 습관처럼
배낭을 짊어지고 긴 장화를 신고 빨간 목장갑을 끼고
스키폴대를 지팡이 삼아 들고 간다. 스치는 나뭇가지,
마른 풀잎에 맺혔던 이슬방울이 바지가랭이를 적시고
겉옷을 적셔도 그 촉촉함이 싫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촉촉함이 상쾌함으로 이어지는 것이라서 즐긴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고 더 맞을 듯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아침을 좋아하고 아침산행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잠을 조금 더 자는 것보다 하루를 더 빨리 시작
하는 것이며, 남보다 더 길고 더 많은 하루를 갖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은데...
먼동이 트기 전이지만 이른 아침은 기다리는 마음으로
저만치 동녘에 눈부시게 밝아오는 아침 햇살을 혼자서
바라보며 맞이하는 즐거움이 있어 좋다. 상상해 보라!
이른 아침에 혼자서 아무도 없는 산 위에서 맞이하는
아침의 모습은 장관이며 경이롭기까지 하다.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든 먼산 허리에는 구름이 내려앉아 감싸고
먼 발치 맞은 편 산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촌부의
입가에는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으니 말이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일지라도 지금
바로 이 아침, 이 순간, 산에서 내려다 보는 이 세상이
너무나 평화롭고 온화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이 촌부가 아침이 좋은 이유 중에는 어쩌면 오래전에
작고하신 아버지의 모습, 아버지의 습관을 이어받은
것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내 아버지도 생전에 이른
아침에 기상하여 이것저것 챙기시던 아침형 습관을
가지신 분이었다. 이 습관도 유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촌부 또한 오래전 젊어서부터 몸에 밴 습관이 되어
60이 넘은 지금까지 어어지고 있다. 나름의 습관이라
버리거나 고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충분한 수면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렇다고 수면부족은
아니다. 수면은 얼마나 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숙면을 취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촌부는 거의 6시간 정도 일정한 시간 숙면을 취한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 한 시간정도 오수를 즐기는 것이
거의 생활화 되어 그런지 수면부족은 느끼지 않는다.
오늘도 촌부의 아침은 이르다.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먼동이 트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하겠지만 집을 나선다.
영상 3도인데도 서리는 내리지 않았다. 서리 대신에
찬이슬이 내려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감돌지만 아주
상쾌하여 좋다. 그래서인지 발걸음도 가볍다. 오늘은
또 어떤 모습, 어떤 광경이 촌부의 눈을 즐겁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