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아~ 좋은 계절, 가을이구나!
점점 곱게 물들어 가는 나뭇잎이 너무나 예쁘고
코발트색처럼 푸르디 푸른 하늘은 더 높아 좋고
그 하늘에 새털구름, 양떼구름 떠있음이 좋구나!
사계절이 다 좋고 특색이 있다해도 가을만은 할까?
형형색색, 울긋불긋, 만산만홍, 알록달록, 올록볼록...
가을을 물들인 저 단풍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
사시사철 늘 보는 하늘이지만 가을 하늘은 다르다.
옛날 중국의 은나라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처럼
천고마비(天高馬肥)라 하여 가을 하늘은 높다 했다.
가을을 어떤 미사여구(美辭麗句)로 표현을 할까?
이런 단어, 저런 글귀로 이리 치고 저리 쳐본다한들
보는 느낌, 듣는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지를 않는구나.
어떤 유능한 화가가 풍요롭고 아름다운 이 가을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화폭에 제대로 담을 수 있을까?
내 머리속에 그려지는 예쁜 가을 만큼은 아닐테지...
어떤 유명한 시인일지라도 형형색색의 가을 모습을
제대로 된 글솜씨로 종이에 풀어놓을 수가 있을까?
우리가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가을 만큼은 아닐게다.
어느새 이 좋은 가을을 시샘하는 겨울이 저만치에서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 든다. 촌부는 겨울이 두렵다.
지난 9월 29일 여느해 보다도 빠르게 첫 서리가 내린
이후, 그제와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도 서리가 하얗게
지붕위를 덮었다. 기온도 이제는 내려가면 내려가지
더 이상 오르지않겠지? 그럴 때도 된 산골 날씨이긴
하지만 해가 가고 날이가면서 비례하는 것은 촌부의
나이와 촌부의 두려움도 함께 한다는 것임을 느낀다.
이 고장이 좋아 이곳에 흘러들어 17년이란 세월 함께
했음인데 올해처럼 두려움이 커지는 것은 처음이다.
아마도 이젠 이 촌부도 나이듦이 아닌가 싶은데...
이 좋은 가을을 밀쳐내려 하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촌부와 산골아낙에게 기쁨을 주고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자식 기른 보람과 뿌듯함까지 주는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지난 추석에 내려와 전기 그릴팬이
낡은 것을 보고 새것으로 장만하라며 돈을 주고갔다.
인터넷 쇼핑몰의 구매방법을 몰라 명절쇠러 온 막내
동서에게 부탁했더니 주문을 해주었다. 명절연휴가
끝나자마자 배달이 되어왔다. 이렇게 좋은 그릴팬은
처음이라며 아내가 무척이나 좋아한다. 아내의 병원
검진결과도 좋고하여 원주 대형마트에서 차돌박이를
조금 사가지고 와서 아들이 사준 그릴팬에 구웠더니
맛이 좋다며 싱글벙글하는 아내 모습에 덩달아 함께
웃으며 맛있게 먹었다. 이런 것이 행복인가 모르겠다.
참, 아들 자랑 하나 더 있구나. 추석연휴에 생일맞은
아비를 위해 생일케익 쿠폰을 카톡으로 보내왔는데
이곳에는 그 제과점이 없다. 아들은 인근 리조트에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원주에 간 김에 제과점에
들려서 케익 대신에 빵으로 바꿨더니 한 보따리였다.
그런데 빵값이 이렇게 비싼줄을 몰랐다. 손바닥만한
빵 하나에 1,000원 이하는 없다. 거의 대부분 빵이
천 몇 백원이 넘었다. 하기사 제과점에서 빵을 사서
먹어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않는 촌부가 세상
물정을 모르고 살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 싶었다.
아내는 이것저것 골고루 골라 담으며 병원에서 나온
뒤라서 기분도 좋고 아들에게 고맙다며 웃는 모습이
너무 천진난만한 소녀같아 보기가 좋아 혼자 웃었다.
오늘은 모처럼 아내가 수원에서 친구들 모임이 있어
다녀온다기에 아침산행을 안했다. 일찌기 터미널에
데려다주고 와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강상태도
그랬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참석못해 늘 아쉬워했다.
다행히 검진결과도 좋고 건강상태도 많이 양호하여
다녀오라고 하였더니 어찌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간만에 친구들과 만나 수다도 떨고 사람들이 없으니
말도 못하고 답답했을텐데 실컷 떠들며 즐거운 만남,
신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