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오이 덩굴을 걷어내려고 하니...
지난 초봄에 아내가 말하기를 '올해는 오이를 좀 많이
심읍시다.'라고 하였다. 작년에는 제대로 오이 수확을
못했던 것 때문에 아쉬워 하더니... 오이모종인줄 알고
사왔었는데 한참 뒤에 보니 참외모종이어서 그랬었다.
오이는 반장님댁에서 주신 몇 그루로 만족하고 대신
참외를 잘 길러서 먹긴 했었다. 그래서 올해는 신중을
기하여 오이모종을 여느 해 보다도 조금 많이 사다가
심었다. 그리고 덩굴이 타고 올라갈 수 있게 지지대도
튼튼하게 만들어서 줄을 엮어주었다. 모종을 사 올 때
부터 색깔이 짙어 꽤나 튼실해 보이더니 고맙게도 잘
자랐고 오이도 많이 열려서 우리를 기쁘게 해주었다.
오이를 생으로 쌈장에 찍어서 먹기도 하고 오이무침,
오이간장장아찌, 오이소박이 등 다양하게 조리하여
식탁에 올라왔다. 오이는 비타민A, C, K, 마그네슘,
규소, 칼륨같은 영양분이 매우 풍부한 강한 알칼리성
식품인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요즘의 식습관 때문에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 몸에 좋은 오이의 좋은 효능을 살펴보면
수분공급, 면역력 향상에 좋으며, 피로회복, 항암효과,
부종제거, 숙취해소, 다이어트, 피부미용, 변비완화에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열매 채소이다.
주렁주렁 오이가 달렸던 이 오이 덩굴도 막바지이다.
이제 오이가 한창이던 여름은 가고 가을로 접어들어
계절이 바뀌게 되는 무렵이라서 오이 덩굴 수명도 다
되어간다. 덩굴을 걷어내야만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봄부터 여름을 지나 지금까지 수많은 오이를 땄으니
고맙다는 인사는 하고 걷어야겠지? '오이야! 고맙다.'
뒤늦게 열렸던 끝물 오이를 따지않고 그냥 두었더니
노각이 되었다. 비록 끝물이라 크기는 작지만 노랗게
색깔이 변하여 주렁주렁 달려있다. 올해 마지막 오이
수확은 노랗게 익은 노각이다. 이 노각은 아내가 무척
좋아하는 베스트 반찬 중 하나인 노각무침으로 변해
식탁에 오르게 될 것이다.
오늘은 24절기 중 열네 번째 절기인 처서(處暑)이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이고 더위가 그친다는 뜻인데 정말일까?
옛부터 전해지는 속담에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했다.
또한 오늘처럼 처서에 내리는 비를 처서우(處暑雨)라
했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에 든 쌀이 줄어든다.’고
하여 처서에 내리는 비는 흉년의 우려가 있어 반갑지
않은 비라고 했다. 벌써 열흘이 넘게 오락가락 하는
비가 이제는 지겨울 만큼 싫고, 오늘처럼 아무짝에도
쓸모도 없이 내리는 이 처서우(處暑雨)도 정말 싫다.
오늘은 어머님의 49재(四十九齋)를 지내러 인천에
다녀와야해서 일찍 집을 나셔려고 한다.
나무지장보살마하살
천도하셨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