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줄콩과 작두콩
지난해에는 콩이 여물 무렵 잦은 비로 인해 콩농사를
망쳤었다. 콩대를 베어다 말려서 알갱이를 털어보니
쭉쟁이가 대부분이고 콩 알맹이는 정말 실망스러울
만큼의 수확을 거두어서 올해는 콩농사를 포기할까
하다가 우리가 다른 농사를 짓기엔 다소 넓은 밭이라
다시 해보자하고 메주콩, 쥐눈이콩, 호랑이무늬줄콩,
작두콩을 심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잘 자라고 있다.
그 중 호랑이무늬줄콩과 작두콩은 덩굴성이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줄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촌부가
생각한 방법이 끝을 Y자로 자른 긴 나무를 세워놓고
그 Y자 사이에 다시 조금 가느다란 나무를 올려놓은
다음에 콩씨앗을 심은 구멍 하나하나에 줄을 한 줄씩
늘어지게 하여 덩굴이 타고 올라가게 하였던 것이다.
줄콩농사를 대규모로 짓는 농가들은 꽤나 높다랗게
제작한 막대파이프같은 것을 밭에 세워서 줄을 묶어
기르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많은 양도 아닌 겨우 밭
한고랑을 심어서 약식으로 나무를 잘라 세운 것이다.
그런데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는 말처럼 그런대로
보기도 좋고 그럴 듯한 모습이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콩이 열리면서 콩의 무게를 못이겨 나무가 부러지고
지지대로 세웠던 나무도 휘어지면서 몇 개는 자빠져
궁여지책으로 중간중간에 다시 나무를 잘라다 받쳐
놓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했다. 하지만 다행히 줄콩도
작두콩도 잘 자랐고 콩이 주렁주렁 많이 열여 달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한데 줄콩의 덩굴이
자라고 콩이 열린 것을 보면 늘 어머님 생각이 난다.
어머님 살아 생전에 줄콩 씨앗을 구해다 주셔서 벌써
몇 해째 심어 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줄콩을
심다보면 어머님과의 추억이 생각날 것 같다.
작두콩은 올해 처음 모종을 네 그루 사다 심어보았다.
콩깍지가 작두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며 한자어로
도두(刀豆)라고 부르는 콩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주
오래전 고려시대부터 재배를 하다가 무슨 연유인지
모르지만 한동안 사라졌다가 최근에 다시 재배되고
있는 콩이라 한다. 원래 아프리카, 아시아 열대지역,
인도 열대지역이 원산지라고 하는 덩굴성 한해살이
농작물이라고 한다. 기르는 방법은 줄콩과 같은데
콩깍지와 콩의 크기가 줄콩의 몇 배는 될 것 같다.
치질, 축농증, 중이염, 위염, 대장염 등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하며, 콩깍지에는 만성 설사, 식체(食滯)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또한 작두콩을 삶아서 간식처럼 먹거나 된장 재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물에 불린 뒤 쌀과 함께 섞어 밥을
지어 먹거나 콩을 가루로 내어 물이나 우유에 타서
먹어도 좋다고 한다. 작두콩에는 사포닌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지방의 흡수를 지연시켜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며 식이섬유가 많아서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며다 일반 콩에 비해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야맹증 예방, 시력
개선, 면역력 강화, 피로 해소에 좋은 효능이 있다고
한다. 씨앗을 받아 내년에는 더 많이 심어볼까 싶다.
콩 깐다고도 하지 거시길